신중휘 네이버 파파고 리더가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사옥 그린팩토리에서 서울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제공=네이버
“처음 파파고가 나왔을 때는 네이버 직원들도 신뢰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파파고의 사용자 만족도가 구글을 넘어섰다고 생각합니다.”
신중휘 네이버 파파고 리더는 28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018년 6월부터 파파고가 이미 구글을 역전했고 이제 점유율이 6대4 정도”라면서 네이버의 번역 기술이 결코 구글에 밀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파파고는 네이버의 인공지능(AI) 통번역 서비스다.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올해 6월 파파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월간 사용자 수(MAU)는 378만3,907명으로 구글 번역(263만8,377명)을 훌쩍 넘어섰다.
신 리더는 파파고와 구글의 차이는 ‘사람’에 있다고 봤다. 그는 “구글은 다양한 언어로 영역을 확장하고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수집하는 데 집중한다”면서 “반면 파파고는 사람이 직접 개입해서 세세한 부분까지 연구하기 때문에 많지는 않아도 데이터가 있는 언어에서만큼은 조금 더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 리더는 앞으로 번역 기술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현지화’와 ‘분야별 특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글은 ‘사흘’을 ‘four days’로, 파파고는 ‘three days’로 번역하는 것을 예로 들면서 “구글에는 사흘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높임말이나 상황에 따른 언어 등 문화별 특징을 어떻게 정확하게 학습시킬지에 대한 현지화 기술이 번역 품질에서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번역은 범용 번역기 하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정보기술(IT)이나 소설·법률·금융·생물 등 분야별로 특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분야에 따라 번역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고려한 것이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최근 생물의학 정보에 특화된 번역 모델을 개발했고 글로벌 동영상 서비스 ‘브이라이브(VLIVE)’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예나 구어체에 특화된 번역 실험을 진행하기도 했다.
네이버 파파고 관계자들이 실시간 화상회의 통번역 앱 ‘파파고 미트(가칭)’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백주원기자
이 같은 기술적 방향성을 토대로 현재 네이버는 실시간 화상회의 통번역 앱 ‘파파고 미트(가칭)’를 개발해 사내 테스트 중이다. 화상회의 상대방이 일본어로 이야기하면 실시간으로 화면에 한글 번역이 자막처럼 나온다. 아직 ‘한국어-일본어’로만 개발됐으나 앞으로 다른 언어로도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신 리더는 “어떤 화상회의 시스템을 쓰더라도 활용할 수 있도록 독립적인 툴로 개발했다”면서 “음성인식 등 기술적으로 더 발전할 부분이 있어 아직 출시시기를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신 리더가 꿈꾸는 궁극적 목표는 단연 ‘동시통역’이다. 신 리더는 “기계번역 기술이 많이 발전했다고는 하나 문맥 차원에서의 정확도까지 높이지는 못한 상황”이라며 “아직 갈 길이 멀기는 하지만 동시통역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백주원기자 jwpai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