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부동산 규제에도 집값 상승 기대 더 커져

주택가격전망 CSI, 13p 오른 125
소비자심리지수 오름세는 둔화



서울 잠실 주공5단지. /연합뉴스

정부가 강력한 부동산 규제를 연달아 내놓고 있지만, 앞으로 주택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심리가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급락했다가 반등 중인 소비자심리지수도 긴급재난지원금 효과가 사라지면서 회복세가 점차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9일 한국은행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7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4.2로 전월 대비 2.4포인트 상승했다. CCSI는 100보다 높으면 소비심리가 낙관적, 낮으면 비관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4월 70.8까지 급락했던 CCSI는 5월 이후 3개월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5월 6.8포인트, 6월 4.2포인트 등 상승폭은 점차 축소됐다. 정부가 지난 5월부터 지급하기 시작한 긴급재난지원금 소비 진작 효과가 점차 사라진 영향이다.

CCSI를 구성하는 소비자동향지수(CSI) 가운데 주택가격전망 CSI는 13포인트 상승한 125로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1년 뒤 주택 가격에 대한 심리를 보여주는 지표로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고 보는 심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정부 규제 취지와 달리 실제 아파트 매매가격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는 정부의 6·17 대책과 7·10 대책이 나온 다음인 지난 10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됐다.

다음 달 주택가격전망 CSI는 역대 최고였던 2018년 9월(128)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권처윤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정부 정책이 강력해도 주택에 대한 수요가 공급보다 많고, 실제 가격이 오르고 있기 때문에 CSI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실제 주택가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역대 최고치와 3포인트 밖에 차이가 안 나기 때문에 (다음 달에) 그 정도 상승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월세 등 주거비가 오를 것이라고 보는 심리도 강해졌다. 소비지출전망 CSI 가운데 주거비 항목은 전월 대비 3포인트 오른 104를 기록했다. 주거비는 전·월세금을 나타내는데 전·월세시장 모두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1년 동안 소비자물가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을 묻는 질문에는 41.5%가 집세를 꼽았다. 지난달 조사보다 응답비중이 16.5%포인트나 올랐다.
/조지원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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