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2·4분기 중대형 상가 공실률이 직전 분기보다 0.3%p 증가한 12.0%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의 경우 이태원 상권의 상가 공실률이 30%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지역 경기가 침체하고 소비심리가 위축돼 자영업자의 폐업이 늘어난 탓이라는 분석이다.
29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20년 2분기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대형 상가 공실률이 12.0%를 기록했다. 11.7%였던 지난 분기 공실률에 비해 0.3%p 증가한 것이다. 중대형 상가 뿐 아니라 소규모 상가 공실률도 1분기 5.6%에서 0.4%p 오른 6.0%로 나타났다.
서울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7.9%로 나타났다. 지역별 상권을 살펴보면, 이태원(29.6%)과 압구정(16.1%) 상권 등의 공실률이 두드러졌다. 반면 구로디지털공단역(1.3%)과 신림역(1.4%) 상권은 기존 업체 이탈이 적어 비교적 낮은 공실률을 보였다.
중대형 상가 공실률이 가장 높았던 지역은 17.7%를 기록한 경북 지역이다. 경북은 구미산업단지 상권에서 산단 가동률 감소로 인한 경기침체와 유동인구 감소의 영향으로 공실률이 늘었다. 이 같은 상가 공실률 증가와 관련해 감정원 관계자는 “지역경기 침체, 소비심리 위축 및 매출 하락으로 인한 자영업자 감소와 폐업 증가로 중대형 상가와 소규모 상가에서 공실률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상가 뿐 아니라 오피스의 공실률도 11.3%로 증가했다. 전분기보다 오피스 공급이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확산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회사가 늘어나면서 신규임차가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서울 지역의 오피스 공실률은 9.1%로 집계됐다. 테헤란로 지역이 9.2%, 여의도가 9.6%의 공실률을 각각 기록했다. 경기 지역 오피스 공실률은 이보다 낮은 3.9%였는데, 특히 분당(1.6%)은 지리적 이점과 공급부족을 겪는 판교의 대체재로서 꾸준한 임차수요를 유지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분기 들어 임대료도 전국적으로 낮아졌다. 오피스의 경우, 재택근무 확대와 신규 오피스 공급의 영향으로 노후 오피스를 위주로 임대료가 하락했다. 감정원 관계자는 “임대료 수준은 임대수요가 많은 수도권이 높으며, 임대가격지수는 대구 및 경북을 제외한 전체 시도가 하락했다”며 “서울은 시청·명동 상권 등에서 오피스 공급 증가 및 재택근무 등 근무환경 변화로 인한 신규임차수요 감소로 전분기 대비 0.22%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중대형 상가의 임대료도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서울에서는 외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명동·남대문 상권을 중심으로 상권이 침체돼 전분기 대비 0.28% 하락했다. 다만 지난 분기 코로나 19의 영향을 크게 받아 임대료가 급락한 바 있는 대구의 경우 코로나19의 지역 내 확산이 진정되고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재난지원금 지급의 영향으로 전분기보다 임대료가 0.95% 올랐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