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檢조사받던 피의자가 수사관 폭행

"왜 마스크 안쓰나" 항의 달려들어
검사도 폭행시도..."안전장치 필요"

검찰청 앞을 한 시민이 지나고 있다./연합뉴스

구속된 피의자가 검찰 조사를 받던 중 수사관을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피의자는 검사까지 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과정에서 검사와 수사관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서울남부지검(형사5부 허인석 부장검사)에 구속된 50대 남성 A씨는 이달 중순 조사를 받던 중 수사관과 실랑이를 벌였다. A씨는 “마스크를 왜 안 쓰냐”고 항의하다 갑자기 달려들어 수사관을 폭행했다. A씨는 담당 검사가 수사할 때도 폭행하려다 관계자들의 제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중에 생긴 불미스러운 일”이라며 말을 아꼈다. A씨는 평소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의자가 수사기관 관계자를 폭행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검찰에서는 피의자를 조사하는 검사와 수사관의 안전이 최소한으로라도 보장돼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검찰은 강압적인 수사 관행을 개선한다는 방침에 따라 피의자들을 신문할 때 수갑 등을 원칙적으로 풀어주고 있다. 검사나 수사관과 조사를 받는 피의자 사이에 차단막도 없다.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는 피의자를 수사할 때는 스스로 조심하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건 발생 이후 남부지검은 위해 전력이 있는 피의자의 경우 수갑을 채우거나 포승줄로 묶은 채 조사하기로 했다. A씨에 대해서는 기존 혐의 외에도 이번 폭력 사건에 대해 남부지검 타 부서에서 수사하도록 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질환이 있다 하더라도) 피의자가 수사하는 사람을 폭행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며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수사인력의 안전을 위한 장치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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