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비대위원장실에서 비공개 비대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를 마치고 잠시 비대위원장실을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고 있다./연합뉴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의회가 제 기능을 할 수 없게 되면 자연스럽게 원 밖에서 야당이 생기기 마련”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런 식으로 (민주당이) 다수의 횡포를 부리며 법안 심의도 안 하고 자신들 마음대로 해버린다면 다른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76석의 압도적 의석을 앞세워 이날 법사위에서 전·월세 임대차 계약을 2년이 끝난 후 다시 2년을 연장할 수 있고, 임대료 상승폭은 직전 계약의 5%로 묶는 부동산 3법을 처리했다. 이 법안들은 본회의가 열리면 민주당이 힘으로 통과시킬 수 있다. 또 전날 각 상임위를 통과한 부동산법 등 11개 법안도 숙려기간 5일이 지나면 법사위를 지나 8월 4일 본회의에서 통과가 가능하다.
통합당은 이날 오전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법안을 심사하는 상임위에서 야당의 의견을 무시한 채 법안을 힘으로 통과시키는 민주당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이 민주당을 어찌해야 좋겠느냐. 그렇게 밀어붙이는 거도 국회법 위반인데,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하고 비판했다.
홍문표 의원은 “우리가 더이상 깨지고 부서지고 수모를 당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면서 “이대로 침묵을 지킬 때가 아니”라며 강경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에 장내는 물론 장외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장내외 투쟁을 병행하되 장외 투쟁의 방법들은 구체적으로 더 고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통합당은 지난해와 올해 초 황교안 전 대표 체제에서 국회 밖을 나서 거리 투쟁에 몰두했다. 하지만 국민들에 반감을 샀고 결국 총선에서 큰 패배로 돌아왔다. 이 때문에 통합당은 총선 이후 장외투쟁은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뒀다. 통합당이 원 밖으로 나선다면 21대 국회의 대여 투쟁 전략이 완전히 바뀐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