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직원들이 주가 반등에 기뻐하며 박수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008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세계적 경제석학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현재 미국증시에 ‘광기(mania)’가 나타나고 있다며 주식과 실물경제의 괴리현상에 대해 경고했다.
28일(현지시간)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크루그먼 교수는 “현재 미국증시에 ‘소외될지 모른다는 두려움(FOMO·fear of missing out)’이 퍼져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사람들이 (렌터카 업체) 허츠처럼 파산한 회사의 주식을 쌓아놓는 것을 보면 분명히 광기가 있다”고 말했다. 실물경제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아니라 상승 랠리에서 소외돼 수익창출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는 의미다.
폴 크루그먼 교수
다만 크루그먼 교수는 “현재 채권금리가 역사상 최저 수준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증시 말고 다른 대안이 없다”며 증시 외에는 투자처가 마땅치 않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경기부양 역시 상승 랠리에 영향을 줬다면서도 “다른 방법이 없었을 것”이라며 불가피성을 인정했다.
실제로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6만명을 넘나드는 상황에서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이달 들어 4% 가까이 올랐다. 특히 22일에는 3,276.02를 기록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증권사들도 최근 수개월간 신규 계좌 신청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에 주식시장 ‘버블’에 대한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프로젝트신디케이트에 기고한 글에서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며 사람들은 주식 폭락이 수익창출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안다”며 “FOMO 같은 군중심리가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고 주장했다. 월가의 억만장자 투자자인 마이크 노보그라츠도 11일 “경제악화에도 미국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상황은 전형적인 버블”이라고 지적했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