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지난 2·4분기 8조원대 영업이익을 내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한 가운데서도 호실적을 달성했다. 반도체 사업부문에서 탄탄한 수익을 내고 여기에 추가로 디스플레이 사업부문에서 일회성 수익까지 더해지며 올린 성과로 분석된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4분기 연결기준 52조9,66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5.63% 감소했지만 같은 분기 영업이익은 8조1,46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3.48% 증가했다. 전년 동기 영업이익은 6조 5,971억원이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했던 직전 분기 매출인 55조3,252억원과 비교하면 4.26%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6조4,473억원에서 26.35% 올랐다. 앞서 삼성전자는 이달 초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 52조원·영업이익 8조1,000억원을 냈다고 발표했고, 당시 시장은 6조원대로 점쳐졌던 당해 분기 영업이익이 예상을 웃돌아 술렁이기도 했다.
이번 호실적은 역시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가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확산이 비대면 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진 덕이다. DDR4 8Gb 기준 PC용 D램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12월부터 5월까지 6개월간 상승했다. 지난달에는 5월과 같은 수준인 3.31달러를 기록해 잠시 주춤했지만 2달러대에 머물렀던 가격이 2·4분기에 돌입한 4월부터 3달러대로 올라섰기에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바닥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던 2·4분기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나 전년 동기에 비해 두자릿수로 증가하면서 안도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그러나 여전히 코로나19에 따른 프리미엄 제품의 수요감소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기소와 같은 대외적 요인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고조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편 삼성전자는 상반기에 시설투자로 17조원을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대규모 투자가 기술발전의 전제조건인 반도체 사업부문에 대한 투자가 14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