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 천국을 제시하고 현세 도덕을 요구한 첫 종교

■[책꽂이]조로아스터교의 역사
메리 보이스 지음, 민음사 펴냄


조로아스터교는 국내에 ‘배화교’로 번역돼 알려진 탓에 흔히 불을 숭배하는 원시 종교 정도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는 오해다. 조로아스터교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단순한 신비주의 종교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창시자 조로아스터는 1만 3,000년 전 처음으로 인류에게 절제와 금욕, 청결 등 도덕적 가치관을 제시하는 동시에 천국과 지옥의 개념을 알려줬다. 자연물을 숭배하고 현세의 안위만 추구하던 인간에게 바르게 살아야 사후 행복할 수 있다는 종교적 원형을 만든 것이다. 육체의 부활, 최후의 심판, 영원한 생명 등 조로아스터의 종말론적 가르침은 후일 차용을 통해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교에 영향을 줬고, 수많은 지역 사람들의 삶과 사고의 바탕이 됐다.


심지어 이미 그 시절에 도덕적으로 선한 이들이라면 성별이나 배움, 계급과 관계없이 구원받을 수 있다고 가르쳤다는 점도 놀랍다.

이미 소멸 된 고대 종교라는 것도 잘못 알려진 점이다. 엄연히 현존하는 종교다. 인도에는 ‘파르시’라 불리는 조로아스터교도의 분파가 있는데, 프레디 머큐리와 그의 가족이 이들에 속한다. “좋은 생각, 좋은 말, 좋은 행동”이라고 늘 프레디에게 강조하던 아버지의 가르침이 종교의 핵심 메시지이기도 하다.

이 같은 내용은 고대 종교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 메리 보이스의 연구를 통해 총정리됐다. 그의 연구물은 ‘조로아스터교의 역사(A History of Zoroastrianism)’라는 제목의 3권 시리즈로 1075년 출간됐다. 국내에는 이번에 1권이 처음 완역 출간됐다. 2만8,000원.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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