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앞줄 왼쪽)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가운데)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청와대 하명처리 국회가 거수기냐, 의회독재 국회파행 민주당은 각성하라” 등을 외치며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하고 있다./연합뉴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의 국회 독주에 대항에 거론됐던 ‘장외투쟁’에 대해 “인내를 갖고 기다리자”며 속도 조절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 “저도 밖에서 통합당이 왜 이렇게 답답하고 야당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못하냐는 얘기를 듣는다”며 “(이에) 지금은 세상이 과거와 다르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길에서 외친다고 일이 해결 안 된다”며 “어렵단 것을 알지만, 인내를 갖고 어느 시간에 도달할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176석 절대 과반인 민주당은 지난 28일 제1 야당을 무시한 채 부동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법을 각 상임위에서 처리했다. 전날은 부동산 임대차 계약을 2년에 더해 2년을 연장하고 임차료 상승폭도 직전 계약의 5%로 묶는 법안을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통과시켰다. 이 법들은 모두 다음 달 4일인 7월 임시국회 내에 민주당이 마음만 먹으면 처리할 수 있다.
민주당의 이 같은 행보에 김 위원장은 전날 “의회가 제 기능을 할 수 없게 되면 자연스럽게 원 밖에서 야당이 생기기 마련”이라며 “이런 식으로 (민주당이) 다수의 횡포를 부리며 법안 심의도 안 하고 자신들 마음대로 해버린다면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하며 장외투쟁을 시사하기도 했다. 전날 의총에서도 다수의 의원들이 더 강한 투쟁을 주문해 21대 국회 들어 첫 장외투쟁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날 김 위원장이 “때를 기다리자”며 속도를 조절한 것이다. 때는 부동산 관련 법 등 민주당이 밀어붙인 법안이 시장에서 혼란을 일으켜 집권여당에 대한 불만이 치솟는 상황을 말한 것으로 해석된다.
주호영 원내대표 역시 이날 의총에 나서 “176석의 힘으로 저렇게 밀어붙이고 하면 (저희는) 직접 국민께 호소하는 방법도 고민해야 하지 않나(한다)”라며 “(하지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그래도 국회에서 불법을 따지고 폭정을 따지고 대안을 제시하는 게 가장 좋다”고 말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