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청이 우면동 한국교육원 개발 부지 일대에 임대주택을 짓기 위해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제출한 토지거래허가신청에 불허 결정을 내렸다. 이 부지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이기 때문에 서초구는 정부의 방침대로 보존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 부지는 과거 그린벨트 보존을 위해 서울시가 민간 개발을 불허한 전력이 있는 곳으로, 이곳에 SH공사의 임대주택 건설을 허가한다는 것은 일관성 없는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30일 서초구는 지난 29일 SH공사의 토지거래허가신청에 불허 통보를 했다고 밝혔다. SH공사는 최근 해당 토지를 매입해 그린벨트내 기존 건축물(1만4,855㎡)을 리모델링, 노인복지주택(98호)으로 활용하고 그린벨트가 아닌 주차장 부지(약 7,700㎡)는 제1종일반주거지역에서 제2종일반주거지역으로 종상향시켜 7층 높이의 행복주택(246호)등 공공임대주택 총344가구를 공급할 계획이었다. 이 부지는 도시계획 상 약 78%정도가 그린벨트로 지정돼있는 땅으로 한국교육개발원이 사용해오다 지난 2017년 충북 진천으로 이전함에 따라 3년째 건물이 공실상태다.


앞서 이 부지를 사들여 기업형 임대주택공급촉진지구로 지정하려는 민간 사업자가 있었지만, 당시 서울시는 개발제한구역 정책에 부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허가해주지 않았다. 서초구는 “4년 전 서울시가 민간에게는 임대주택사업을 불허하면서 서울시 산하기관인 SH공사에 노인복지주택과 임대주택을 허용하는 것은 개발제한구역을 보존하는 서울시의 일관된 정책방향에도 부합되지 않는다”며 “그린벨트내 토지거래허가를 받으려면 자기의 거주용 주택용지로 이용하는 등 실수요성이 충족되어야 하는데,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신청한 토지이용계획은 이에 부합하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대신 서초구는 개발이 가능한 주차장 부지의 용적률을 상향해 신혼부부에게 저렴하게 분양하고 분양가의 20~30%를 선납할 경우 소유권을 이전하고 나머지 금액은 저리 융자를 활용해 30년간 상환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더 많은 주거공급이 필요하다면 인근 우면택지지구 등 재건축 단지도 용도지역을 상향해 공급을 확대하는 방법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정부도 개발제한구역 보존 의지가 확실한 만큼 공공이 오랫동안 훼손하여 사용한 종전 부동산인 한국교육개발원 부지의 개발제한구역 부분도 원상회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당장 원상회복이 어렵다면 지역주민들을 위한 기반시설로 활용하다가 점진적으로 복원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