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연재 칼럼이었던 ‘경제교실’은 고시나 대기업 취직의 필독서처럼 여겨졌다. 상고를 졸업하고 군복무를 마친 뒤 독학으로 사법고시를 준비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공식석상에서 “경제 과목을 공부할 때는 서울경제의 ‘경제칼럼’으로 공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2005년 경제부장단 간담회에서 “서울경제가 최고의 경제지였다”고 언급해 다른 매체의 부장들을 머쓱하게 만들기도 했다. 여러 차례 “서울경제를 보면 예전에 공부했던 기억이 새롭다”고 공개적으로 밝힐 정도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현대건설 사장 재임 시절 서울경제의 월례 정기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석한 바 있다. 박승 전 한은 총재는 “서울경제는 나의 신문”이라고 말할 정도로 애독자였다.
한국 경제학계의 한 획을 그은 조순 전 부총리를 비롯해 고 남덕우 전 국무총리, 이규성 전 경제부총리,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나웅배 전 경제부총리 등 수많은 정재계 논객들은 촌철살인의 글로 한국 경제정책의 조타수 역할을 했다.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은 서울경제를 가장 많이 활용한 리더였다. 1967년에는 신년 공동기자회견이 아니라 이례적으로 서울경제와 단독 인터뷰를 하며 신년 구상과 당면목표를 소상하게 밝혔다. 그는 국책연구소를 만들며 부원장으로 추천된 모 교수에 대해 “그 사람이 서경에 기고한 칼럼을 잘 읽고 있다”고 칭찬한 뒤 바로 원장직을 맡겼다는 일화도 있다.
/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