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지폐(가운데), 미국 달러화 지폐(아래), EU 유로화 지폐./EPA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미국의 막대한 돈 풀기로 달러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 교역에서도 달러 결제 비중이 줄어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가 위협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유력 일간지인 이즈베스티야는 29일 러시아 연방중앙은행과 연방관세청의 자료를 분석해 올해 1·4분기 중국과 러시아 간 교역에서 달러화 결제 비중이 46%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달러화가 차지하는 결제 비중이 50% 이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이즈베스티야는 달러화 점유율이 50%에도 못 미친 것은 처음이라면서 달러화의 빈자리를 유로화(30%)와 위안화(17%)가 채웠다고 덧붙였다. 유로화와 위안화의 결제 비율은 지난해 평균보다 각각 8%와 2%포인트씩 올랐다.
지난 2015년까지만 해도 중국과 러시아 간 교역 결제 비중에서 90%를 차지했던 달러화의 위상이 달러의 영향에서 벗어나려는 중국과 러시아의 움직임 때문에 크게 하락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러시아는 외국과의 교역에서 루블화·유로화·위안화 사용 비중을 늘리며 달러화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최근 미국과 화웨이 문제 등으로 갈등이 격화하고 있는 중국 역시 달러화 대신 위안화·유로화 결제 비율을 늘리고 있다.
컨설팅 전문업체인 KPMG의 한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 간에 벌어지는 무역 및 외화 갈등이 중국의 탈달러화를 가속하는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