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삼각 편대'로 반전 날개…소비회복 땐 더 높이 난다

■삼성전자 2분기 '깜짝 실적'
반도체 끌고 모바일·가전 선방
영업익 8조1,463억 23% 껑충
2018년 4분기 이후 최대 규모
갤노트20 등 신제품 줄줄이 대기
하반기 '보복소비' 타깃 총력전
D램 값 상승·수요 급증도 기대


삼성전자(005930)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에서 8조원대 영업이익을 거두며 저력을 입증했다. 역대급 실적을 거둔 삼성전자는 하반기부터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소비심리를 기회 삼아 시장 장악력을 높여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30일 올 2·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3.48% 증가한 8조1,463억원, 매출은 같은 기간 5.63% 감소한 52조9,66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반도체가 이끌고 모바일과 소비자가전이 선방하며 코로나19 위기 속 반전을 만들었다.

부문별로는 반도체(DS) 사업부문이 매출 18조2,300억원, 영업이익 5조4,300억원을 기록해 지난 2018년 4·4분기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의 실적을 냈다. 무선(IM) 사업부문은 매출 20조7,500억원, 영업이익 1조9,500억원, 소비자가전(CE)은 매출 10조1,700억원, 영업이익 7,300억원, 디스플레이(DP) 사업은 매출 6조7,200억원, 영업이익 3,0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코로나19로 극도로 위축됐던 소비가 되살아나는 타이밍에 맞춰 제품 출시 및 마케팅 전략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아시아는 물론 경제활동을 재개한 유럽과 미주에서 뚜렷한 소비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 올 상반기를 성공적으로 이끈 철저한 글로벌 공급망관리(SCM)와 치밀한 재고관리를 유지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DS부문에 모바일과 그래픽 시장의 수요 증가를 하반기 키워드로 꺼내 들었다. 회사 측은 다음달에 공개하는 ‘갤럭시 노트20’ 등의 출시를 계기로 애플 등 주요 고객사들의 주문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 등 양대 게임 콘솔의 신제품 출시까지 맞물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견조한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급격한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이 올 하반기에는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는 게 삼성전자의 예측이다. 지난 4~6월 D램 평균판매단가(ASP)는 비대면 경제 활성화에 힘입어 약 10% 가까이 올라 호실적의 주된 이유로 꼽힌다. 최근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D램과 낸드플래시의 재고상황에 대해 한진만 삼성전자 전무는 “재고관리를 포함한 생산투자 모든 방면에서 시황에 따른 탄력적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고객사 긴급 오더에 대응하기 위해 정상 수준에서 재고 수준이 소폭 상승했을 뿐”이라고 답했다. 시스템 반도체 부문은 고화소 이미지 센서와 5G 시스템온칩(SoC)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올해 상반기 분기·반기 기준 최대 매출을 달성한 파운드리 사업은 극자외선(EUV) 공정에 기반한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고객사를 늘려나갈 방침이다.

삼성전자 평택 사업장 전경./사진제공=삼성전자

하반기 플래그십 신모델 출시를 앞둔 IM과 DP는 스마트폰 시황에 기대를 걸고 있다. 통상 분기별 7,000만대 수준의 스마트폰 판매량을 기록해왔던 삼성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 1·4분기부터 6,000만대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4분기 휴대폰 판매량은 5,700만대, 태블릿 판매량은 700만대에 그쳤던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20·Z폴드2 등 플래그십 신모델과 중저가 기기를 동시에 쏟아내며 하반기 반등 초석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이종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3·4분기는 전분기 대비 스마트폰 판매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플래그십 신제품 출시로 제품 믹스가 향상돼 하반기 전반적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지난 2·4분기 애플로부터 1조원대 보상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DP 역시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를 통해 수익성 개선을 도모한다. 올해 말부터 본격화하는 액정표시장치(LCD) 라인 축소에 차질없이 대응하겠다고도 밝혔다.

CE는 글로벌 SCM 관리와 동시에 온라인 유통채널 고도화를 이어나간다. 코로나19로 제조와 소비 구조가 모두 변화한 탓이다. 온라인 유통을 촉진하기 위해 CE는 판매 홈페이지를 중심으로 제품과 서비스에 관한 콘텐츠를 축적하고 비대면 배송시스템을 도입해 수익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특히 여름휴가가 포함된 3·4분기는 보복소비, 블랙프라이데이와 연말이 낀 4·4분기는 전통적 성수기로 판단하고 선제적 마케팅에 나설 예정이다한편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17조1,00억원을 시설투자에 쏟아부었다. 지난해 상반기 10조7,000억원을 집행한 것을 고려하면 ‘코로나 영향권’ 아래서도 6조4,000억원을 더 쓴 결과다. 삼성전자는 EUV 노광장비 확보를 비롯해 시황 대응을 위한 공정 전환, 증설용 설비 등 반도체에만 14조7,000억원을 투자했다.
/이수민·김성태·변수연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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