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주권 잃을 위기...국내 OTT 규제보단 진흥정책 필요”

국회 OTT·콘텐츠·방송 토론회
"넷플릭스가 시장 자극" 반론도


“이대로 가다가는 미디어 주권을 상실할 겁니다. 넷플릭스가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현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과감한 실천력이 필요합니다.”

이희주 웨이브 정책기획실장을 비롯한 미디어 전문가들은 3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OTT-콘텐츠-방송, 경계와 발전 방안’ 토론회에서 “정부와 국회는 OTT를 규제할 것이 아니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진흥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이 실장은 넷플릭스가 2016년 국내 미디어 시장에 진출한 후 폭발적으로 성장했음을 언급하며 “넷플릭스 장애에 대해 이용자들은 보상을 못 받고, 정부 부처도 이를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LG유플러스에 이어 KT도 넷플릭스와의 협업을 고려 중이라는 게 안타깝다”면서 “넷플릭스와 손잡는 것은 여우 잡으려다가 호랑이를 들이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훈배 KT 커스터머 신사업본부장은 “플랫폼의 핵심은 콘텐츠”라면서 “넷플릭스가 오히려 시장에 자극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스포티파이나 애플 뮤직을 제치고 여전히 한국 음원 업체가 살아남은 것처럼 국내 OTT 플랫폼도 경쟁하면서 또 살아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국내 콘텐츠 사업자들이 현실적인 이유로 넷플릭스의 손을 잡을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강신범 중앙대 교수는 “지상파와 넷플릭스의 편당 제작비가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싶은 사업자 입장에서 넷플릭스를 선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이런 구조적 문제에 대한 고찰 없이 넷플릭스만 비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백주원기자 jwpaik@sedaily.com

한준호(앞줄 왼쪽부터)·조승래·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관계자들이 3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OTT-콘텐츠-방송, 경계와 발전 방안’ 토론회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백주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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