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박스' 내장형 인슐린 펌프 나온다

수일개발, 식약처 허가받은 '다나-i'
스마트폰 앱으로 투여량 조절 기본
사고 대비해 투여량 조정자 저장돼
연속혈당측정기 연계SW 허가 눈앞

스마트폰과 앱 이용환경에 최적화된 당뇨 환자용 국산 인슐린 펌프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아 오는 9월부터 판매된다.

수일개발은 30일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모바일 이용환경에 최적화된 인슐린 펌프 ‘다나(Dana) i’를 9월부터 판매할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다나i는 기존 제품인 다나-R, 다나-RS와 달리 처음부터 모바일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설계했다. 의료사고에 대비해 누가 스마트폰과 앱(any-Dana)으로 펌프의 인슐린 투여량을 조절했는지를 자동 저장하는 ‘블랙박스’ 기능도 도입했다.

수일개발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은 최신 인슐린 펌프 ‘다나-i’. 스마트폰과 앱을 활용해 인슐린 투여량 등을 조절할 수 있고 현재·과거의 혈당 데이터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사진제공=수일개발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는 1형 당뇨병을 앓는 어린이의 경우 부모 등이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인슐린 투여량·시간 등을 원격조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문제가 생길 경우 책임소재를 놓고 법적 분쟁이 생길 수 있어서다. 과도한 인슐린 투여는 저혈당에 따른 실신 등 안전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다나-i 등은 피하지방층에 인슐린을 투여하는 인슐린 펌프를 스마트폰과 앱으로 컨트롤하고 ‘다나 클라우드’를 이용해 환자·보호자·의료인이 현재와 과거의 혈당 데이터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는 1형 당뇨병 환자는 물론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는 2형 당뇨병 환자 등도 사용할 수 있다.

수일개발의 최대주주이자 당뇨병 환자들을 진료하는 의사인 최수봉 건국대충주병원 명예교수는 “다나-i와 캠APS-FX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국내에서도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비대면 진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봉 수일개발 최대주주(건국대충주병원 명예교수)가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스마트폰과 앱 환경에 최적화된 인슐린 펌프 ‘다나-i’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임웅재기자

다나-i는 다나-RS의 수준 높은 정보보안체계도 계승했다. 다나-RS는 독일 연방정보보안원(BSI)가 외부 연결·통신 중 해킹 위험요소가 전혀 없는 경우에 부여하는 최고 등급(Green)의 정보보안인증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으로부터 사물인터넷(IoT) 보안인증(Basic 등급)을 받았다. 중요한 정보는 암호화해 저장되며 저전력 블루투스 5.0, 일반 AAA 건전지를 사용한다.

수일개발은 또 매번 손끝 채혈을 하지 않고도 혈당(실제로는 ‘피하지방층 간질액 중 포도당 농도’)을 재는 미국 기업 덱스콤의 연속혈당측정기와 연동, 인슐린 펌프가 환자 혈당에 맞춤형으로 작동하게 해주는 소프트웨어(알고리즘)에 대한 식약처의 허가도 8~9월 중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일개발이 영국 케임브리지대 로만 호보르카 교수팀과 공동 개발한 이 소프트웨어 ‘캠(Cam)APS-FX’는 혈당 연속측정값, 췌장의 인슐린 분비 패턴 등을 고려해 인슐린이 환자 맞춤형으로 자동 공급되게 해준다. 인슐린 펌프와 연속혈당측정기, 둘을 연동시켜주는 SW를 뭉뚱그려 ‘완전 인공췌장시스템(APS)’이라고 한다.

다나-i 가격은 기존 다나-RS(소비자가 260만원)보다 높게 책정될 예정이다. 1형 당뇨병 환자가 인슐린펌프를 구입할 경우 건강보험에서 119만원까지 지원해준다. 수일개발은 지난 1979년 휴대용 인슐린 펌프를 세계 첫 상용화했으며 지난해 155억원(국내 51억원, 해외 10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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