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 항공사(LCC)들이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으나, 계획에 차질이 생기며 유동성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LCC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고사 직전일 뿐 아니라 주요 주주들마저 자금난 등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LCC업계가 연쇄부도에 처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3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091810)은 500억원 규모로 진행하던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중단했다. 최대 주주였던 티웨이홀딩스가 금융기관의 항공 관련 업종 취급 제한 여파로 자금 마련에 난항을 겪으며 청약에 참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에 직격탄을 맞은 LCC들은 자금 마련을 위해 비교적 안정적인 주주 배정 후 실권주 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하지만 대주주들이 이렇다 할 자금을 마련할 수 없는 상황인데다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투자 심리가 위축돼 시장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계획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LCC들이 잇따라 유상증자에 차질을 빚으며 자금난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LCC들이 인수·합병(M&A)을 추진하기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새로운 인수자를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최악의 경우 대거 줄도산 행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경우 유상증자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한진칼을 비롯한 주주들의 지원 덕분”이라며 “투자자들이 LCC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더라도 코로나19 장기화에 영업 활동이 언제 정상화될 지 모르는 터라 선뜻 투자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