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애플·아마존·페이스북·알파벳 등 미국 정보기술(IT) 업체 4곳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모두 월가의 실적 전망치를 뛰어넘는 성적표를 받아들며 훨훨 날았다.
30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 등에 따르면 이들 ‘빅4’는 모두 월가의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를 넘어서는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WSJ는 “이번 결과는 이들 빅4의 사업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진통 속에서도 어떻게 (기업을) 유지했는지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날의 호실적은 애플이 주도했다. 애플은 어닝서프라이즈와 주식 액면분할을 발표하면서 시간 외 주가가 5% 넘게 상승했다.
애플은 2·4분기에 매출액 597억달러(약 71조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증가한 수치다. 주당순이익도 2.58달러의 성적을 거뒀다. 두 지표 모두 월가의 전망치를 넘어선 수치다. 간판 제품인 아이폰의 매출이 264억2,000만달러로 전망치(223억7,000만달러)를 약 40억달러 웃돌았다. 순이익은 112억5,000만달러였다.
실적을 발표하면서 애플은 주식 1주를 4주로 나누는 주식분할을 단행하겠다고 공개했다. 이럴 경우 시간외거래에서 400달러를 돌파한 애플 주식은 액면분할을 통해 100달러선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일반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애플은 설명했다.
전자상거래 공룡 아마존은 창립 이후 사상 최대 이익을 거뒀다. 2·4분기에 매출액 889억달러(약 105조8,000억원), 순이익 52억달러(주당순이익 10.30달러)의 실적을 올렸다. 매출·순이익 모두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를 뛰어넘었다. 매출액은 1년 전보다 무려 40%나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에 더 많이 의존하면서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아마존의 온라인 상점 매출은 459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했다. 클라우드컴퓨팅사업 부문인 아마존웹서비스의 매출액도 29% 늘었다.
페이스북도 코로나19의 수혜를 입었다. 2·4분기에 매출액 186억9,000만달러(약 22조2,000억원), 주당순이익 1.80달러의 성적을 거두며 역시 월가의 기대를 넘어섰다. 평균 월간 이용자가 올해 1·4분기 26억명에서 2·4분기 27억명으로 증가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왓츠앱 등을 포함한 이 회사의 서비스를 정기적으로 사용하는 전체 이용자도 30억명 이상으로 늘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다소 주춤했지만 월가의 기대는 웃돌았다. 매출액은 상장 이래 처음 전년 동기보다 줄어든 383억달러(약 45조6,000억원)로, 이는 1년 전보다 2% 감소한 것이지만 월가의 전망치는 넘어선 수치다. 주당순이익도 10.13달러로 역시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성적을 나타냈다.
마켓워치는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거둔 매출만도 2,000억달러가 넘는다”면서 “이들은 코로나19 여파는 물론 규제당국의 압박에도 흔들림 없이 깜짝 실적을 올리며 시장의 기대치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