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005930)가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에 지분투자를 단행하며 국내 소부장 경쟁력 강화 및 중소업체와의 동반성장에 나선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상생경영’ 철학이 이번 투자를 비롯해 하나둘 열매를 맺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생산 등에 사용되는 블랭크 마스크 제조사 에스앤에스텍(101490)과 메모리용 웨이퍼 테스트 업체 와이아이케이(232140)에 지분투자를 단행했다고 31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에스앤에스텍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659억3,300만원을 투자한다. 에스앤에스텍이 발행하는 신규 주식은 증자 전 발행주식 총수의 8.7%다.
삼성전자는 또 와이아이케이 유상증자에 참여해 473억4,000만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와이아이케이가 새로 발행하는 주식은 증자 전 발행주식의 14.94% 규모다. 이들 소부장 업체는 이번에 투자받은 자금을 운영과 시설투자 외에 채무상환 용도로 사용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들 업체 외에도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소부장 업체 상장사 4곳과 비상장사 2곳에 대한 지분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소부장 업체에 대한 투자 규모는 조만간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이 같은 지분투자로 안정적 소부장 공급망을 구축하는 동시에 국내 소부장 생태계를 보다 활성화시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중소 소부장 업체들은 이번 삼성전자의 지분투자로 세계 1위 반도체 기업과 확실한 동맹관계를 구축해 연구개발(R&D) 등에 대한 보다 공격적 투자가 가능해졌다. 지난해 일본의 주요 품목 수출규제 조치 이후 속도가 붙고 있는 소부장 국산화 움직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이번 투자 결정의 중심에는 이 부회장의 상생경영 철학이 있다. 이 부회장이 지난해 11월 삼성전자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고 밝힌 뒤 삼성그룹은 전사적으로 상생경영에 힘을 주고 있다. 삼성전자는 또 최근 반도체 우수 협력사 297개사 직원 2만3,000여명에게 올 상반기 인센티브로 365억3,000만원을 지급하는 등 상생경영 강화와 내수경기 진작에도 애쓰고 있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