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의 '반도체 베팅'...올 사상최대 30조 투자

삼성, 상반기만 14.7조 시설투자
경쟁사 부진 틈타 '초격차' 고삐


SK하이닉스(000660)·마이크론과의 이익 격차를 더욱 벌린다는 계획이다. 서버용 D램(DDR4 32GB 기준) 고정거래 가격이 전월 대비 6.4%, PC용 D램(DDR4 8Gb 기준) 가격은 5.4%씩 각각 하락했지만삼성전자의 압도적 ‘원가 경쟁력’을 감안하면 올 하반기 이익 하락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또 낸드플래시 부문에서는 중국 시안 라인 증설과 평택캠퍼스 2라인 착공 외에 ‘1xx’ 기반 제품 공급을 늘려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서버에 탑재되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올 상반기 메모리 반도체 업체 중 낸드플래시 부문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라인에도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EUV 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네덜란드 ASML의 올 2·4분기 매출에서 38% 가량의 비중을 차지하며 관련 장비를 싹쓸이 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올 하반기 5나노 기반 반도체를 대거 양산한다는 계획이며 4나노 1세대·2세대 공정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특히 글로벌 1위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가 올해 설비투자 예상액을 기존 150~160억 달러에서 최근 10억 달러 가량 추가로 늘려 잡으며 투자 확대 기조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도 삼성전자가 투자를 늘리는 이유다. TSMC가 최근 인텔의 일부 반도체 물량을 위탁생산하기로 했다는 소문까지 나도는 상황에서 TSMC 수준의 공격적 투자 없이는 점유율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투자 확대는 인텔 시가총액을 뛰어넘은 그래픽처리장치(GPU) 부문 절대강자 엔비디아의 부상과, 파운드리만으로도 글로벌 반도체 업계 시총 1위에 등극한 대만 TSMC의 강세 등 시장 판도 급변과 관련이 깊다”며 “최근 현장경영 행보에 힘쓰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의 이른바 ‘위기론’이 엄살이 아닌 절박함의 발로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라고 밝혔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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