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대형 크레인이 선박에 수출 화물을 싣는 모습. /연합뉴스
추세적 전환인가, 일시적 반등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격을 입었던 생산·소비·투자 등 3대 지표가 다소 개선되고 수출 회복 신호가 감지되면서 3·4분기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일고 있다. 하지만 뚜렷한 ‘V자 반등’은 어려울 뿐 아니라 코로나19 전개 상황에 따라 일시적 반등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해외 경제연구기관·투자은행(IB) 14곳이 내놓은 올해 우리나라 3·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1.3%다. 올해 GDP 성장률이 1·4분기 -1.3%, 2·4분기 -3.3%를 기록하면서 바닥을 찍은 뒤 3·4분기부터 역성장을 벗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해외 IB 중에서는 메릴린치가 우리나라 3·4분기 성장률을 2.6%로 가장 높게 본 반면 영국 판테온 거시경제연구소가 -2.5%로 가장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해외 IB의 4·4분기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1.4%로 3·4분기보다 조금 더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도 6월 산업활동동향 등을 근거로 ‘뚜렷한 반등’을 자신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생산(4.2%), 소비(2.4%), 투자(5.4%) 등 3대 지표가 모두 전월 대비 증가하면서 6개월 만에 ‘트리플 상승’을 나타냈다. 7월 수출도 전년 동기 대비 7.0% 감소하면서 4월 이후 처음으로 한 자릿수 감소율을 보였다. 이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4분기 마지막 달인 6월 산업활동 주요 지표들이 큰 폭으로 개선된 것은 3·4분기 경기 반등의 가능성을 더욱 높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1%대 중후반 성장률을 보일 경우 중국과 같은 ‘V자 반등’으로 볼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1·4분기 -9.8%로 급락했다가 2·4분기 11.5%로 반등에 성공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2·4분기 성장률 감소폭이 다른 나라에 비해 크지 않았던 만큼 급반등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코로나19 위기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경계심을 늦출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초 2·4분기 성장률도 -2%대 중반일 것으로 보다가 이보다 악화된 -3.3%라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도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에 점차 무게가 실리고 있다. 7월 이후 전망치를 발표한 해외 IB 34곳의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0.8%다. 한국은행은 올 5월 연간 성장률 -0.2%를 발표했다가 2개월 만에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한은은 올해 3·4분기와 4·4분기 성장률이 각각 3%대를 기록해야 -0.2%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조지원기자 j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