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로고./AFP연합뉴스
애플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를 제치고 시가총액 기준 세계 1위에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와중에 ‘비대면 수혜’를 톡톡히 누린 애플이 원유 수요 감소로 어려움에 처한 아람코를 사상 처음으로 뛰어넘은 것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사상 최고치인 주당 425.04달러에 마감해 시총 1조8,170억달러(약 2,164조원)를 기록했다. 이는 아람코의 가장 최근 기록인 전날 시총 1조7,600억달러를 가뿐히 넘어선 것으로 아람코가 상장한 지난해 12월 이후 애플은 처음으로 아람코를 제치고 시총 1위 기업에 올라섰다.
시장은 코로나19 국면에서 애플이 비대면의 혜택을 누린 당연한 결과로 보고 있다.
애플의 올 4~6월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증가한 596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역대 최고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점포의 25%가 문을 닫고 아이폰 신제품 출시를 미룬 상황에서도 화상회의·온라인수업이 늘어 노트북과 태블릿 수요가 크게 증가한 덕분이다. 게다가 같은 날 발표된 4대1 액면분할 선언도 애플 주가에 날개를 달아줬다는 분석이다.
반면 아람코는 코로나발(發) 원유 수요 감소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원유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자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연초 대비 40% 가까이 하락했다. 위기를 느낀 주요 산유국이 감산 합의에 나섰지만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더 빨라 유가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는 아람코의 주가 하락폭이 동종 업계 대비로는 작지만 오는 9일 발표될 2·4분기 매출액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50% 이상 하락한 37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이에 애플이 당분간 세계 1위 타이틀을 유지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새 학기가 시작되는 효과로 7~9월 애플 매출액이 1,00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