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10월부터 코로나 백신 접종"…파우치 "부작용 우려"

러시아 "의사·교사부터 코로나 백신 접종 시작"
"스푸트니크 모멘트…미국 놀랄 것" 분위기 고조
파우치, 안전성 우려에 "실제로 임상 진행하길"
WSJ도 국가 위신 위해 공공 안정 희생 우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타스연합뉴스

러시아가 자체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오는 10월부터 접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현된다면 전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생산 및 접종에 성공한 나라가 된다. 하지만 지나치게 빠른 백신 개발 속도와 공개되지 않은 임상 시험 정보에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러시아 "10월부터 코로나 백신 접종 시작"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하일 무라슈코 러시아 보건부 장관은 전날 “(러시아가)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임상 시험을 완료했으며 백신 등록을 위한 서류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10월에 광범위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계획하고 있다”며 의사와 교사가 접종 1순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30일 러시아 당국은 두 가지 종류의 백신을 각각 9월과 10월부터 생산하기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9월엔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 국방부와 함께 개발 중인 백신이, 10월엔 시베리아 노브시비르스크에 있는 벡토르 국립바이러스·생명공학 연구센터가 개발 중인 백신이 생산될 예정이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러시아는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이를 승인해 대량 생산에 나서는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된다.


러시아는 한껏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가말레야연구소의 백신 개발을 지원하는 러시아 국부펀드(RDIF)의 키릴 드미트리예프 최고 책임자는 러시아의 백신 개발 과정을 “스푸트니크 모멘트”라고 평가했다. 스푸트니크는 1957년 소련이 미국에 앞서 세계 최초로 발사한 인공위성으로 러시아의 최고 자랑거리로 꼽힌다. 이어 그는 “미국이 스푸트니크의 신호음을 듣고 놀랐던 것처럼 (코로나19) 백신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알렉산더 긴츠부르크 가말레야 전염병·미생물학 연구소장 역시 “1차 테스트에서 감기 증상과 주사 부위 붉어짐 외엔 백신의 부작용이 관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나치게 빠른 개발속도...부작용 우려도
하지만 세계 곳곳에선 러시아가 개발 중인 백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개발돼 안전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은 것은 물론 임상 시험 결과가 공개되지 않아 구체적인 효과를 알 수 없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미국의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장은 앞서 안전한 백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1년에서 1년 6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가말레야 연구소의 백신은 지난달 중순에, 벡토르연구센터의 백신은 지난달 말에야 1차 임상 시험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AP연합뉴스

이 같은 우려에 파우치 소장은 미국이 안전성과 효과가 우려되는 중국과 러시아산 백신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지난달 31일 열린 미 의회 청문회에 참석한 파우치 소장은 올해 안으로 미국이 백신 접종을 시작하길 바란다면서도 이같이 밝혔다. 이어 “중국과 러시아가 누군가에게 백신을 투여하기 전에 실제로 시험해보길 바란다”며 “테스트 전인데도 백신을 배포하겠다고 주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 날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러시아가 국가의 명성을 위해 공공 안전을 맞바꾸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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