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셜록' 나올까…탐정 '합법과 불법 사이' 아슬아슬 줄타기

5일부터 '탐정업' 이름 걸고 영리활동 가능하지만
민형사 사건 증거수집·범죄자 소재파악 등은 위법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경찰, 특별단속 추진

/이미지투데이

오는 5일부터 ‘탐정’이라는 명칭으로 영리활동이 가능해진 가운데 경찰이 이들 업체의 불법행위에 대한 특별단속에 나선다.

경찰청은 탐정 업체에 의한 개인정보 무단수집·유출 등 사생활 침해를 막기 위해 관련 업체에 대한 지도점검 및 특별단속을 실시한다고 4일 밝혔다.

개정된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에 따르면 그 동안 ‘탐정’이란 명칭 사용을 금지하던 조항이 삭제됐다. 이에 이달 5일부터 탐정업 명칭 사용, 탐정 사무소 개업이 가능해졌다. 경찰 측은 개정된 법에 따라 탐정 업체들이 가출한 아동·청소년 및 실종자 소재 확인 업무 등을 하는 게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국민들이 일반적으로 탐정의 업무라고 생각하는 민·형사 사건에서의 증거수집 활동, 잠적한 불법행위자의 소재파악 등은 ‘변호사법’,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라 여전히 제한된다. 예를 들어 이혼소송에서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입증할 자료 수집 등은 변호사법 위반 소지가 있다. 변호사 이외 사람이 법률사무를 다루면 처벌받는다. 잠적한 채무자나 범죄 가해자의 은신처 파악 등은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다. 대상자의 동의없이 개인정보 취급이 위법하기 때문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위법한 내용의 조사를 의뢰할 경우 의뢰인 역시 교사범으로 처벌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경찰청은 올 하반기 중으로 탐정 업무 관련 민간자격증을 발급하고 있는 단체를 대상으로 해당 자격에 관한 허위·과장 광고 여부도 점검할 예정이다. 또 탐정 명칭을 사용하는 업체는 물론 심부름센터·흥신소에 대해서도 특별단속을 실시해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단할 방침이다.

정부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음성적인 사실조사 활동에 따른 폐해를 없애기 위해 ‘공인탐정 제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그 동안 공인탐정(업)에 관한 법률 제정과 국가에 의한 관리감독 체계를 마련하고자 다각적인 입법 노력을 기울여 왔다.

경찰청 측은 “사회적 논의와 정부 부처 간 협의를 통해 조속히 공인탐정제도 도입을 위한 법안이 제정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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