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원은 오는 7일과 11일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북한 음악 자료를 실제 연주로 무대에 재현하는 특별한 공연을 연다고 4일 밝혔다. 7일 국악박물관의 북한 음악 자료를 비롯한 각종 음향·문헌·영상을 일반에 공개하는 복합문화공간 ‘공간 이음’ 개실을 기념한 무대다.
7일 열리는 국악원 창작악단의 연주와 함께하는 ‘기록과 상상’은 분단 이후 전통을 계승하며 한민족 음악의 정체성을 이어간 대표적인 음악가 4인(최옥삼, 정남희, 리건우, 김순남)의 작품을 조명하는 자리다. 이번 공연에서 선보일 민족관현악 ‘칼춤’은 가야금 명인이었던 최옥삼이 당대 최고 무용가로 꼽히던 최승희의 무용 반주 음악으로 창작해 ‘조선민족음악전집(무용음악편1)’에 수록된 작품이다. 개량된 민족악기의 독특한 음색과 색다른 장단 구성을 확인할 수 있다. 가야금협주곡 ‘평양의 봄’은 북한 가야금 산조의 전형으로 꼽히는 정남희가 작곡한 순수 기악곡으로 1950년 북한 민족음악의 수준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소프라노와 함께하는 관현악곡도 눈에 띈다. 동시대 작곡가들보다 대담하고 전위적인 음향을 구사했던 김순남 작곡의 ‘자장가’에서는 서양음악과 전통성의 절묘한 균형을 살린 민족음악에 대한 고뇌를 느껴 볼 수 있다. 이건우 작곡의 ‘동백꽃’에서는 고향과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해, 당시 체제 선전이라는 음악의 기능적인 면을 벗은 소박한 가사와 서정적인 선율로 순수한 음악성을 느낄 수 있다. 이번 공연은 평양음악무용대학에서 지휘를 배운 박태영 수원대학교 교수가 지휘를, 평양 국립교향악단 피아니스트 출신인 김철웅 연주자가 사회를 맡아 공연의 깊이를 더하고 관객들의 이해를 높일 예정이다.
11일 열릴 ‘북녘의 우는 소리’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북한의 1950~60년대 악보와 음원을 연주로 재현한다. ‘박예섭 거문고 산조’와 ‘기성팔경’, ‘온정맞이’, ‘절구질소리’를 음원을 재현해 연주하고, ‘신아우’와 ‘새봄’은 악보를 재현해 연주한다. 모두 최초 공개다.
임재원 국립국악원장은 “기록으로 남겨진 과거의 유산을 이 시대 공연으로 재현해 한민족 전통 음악의 생명력을 더욱 높이고, 미래의 다양한 창작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연 내용과 예매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국립국악원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사진=국립국악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