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사업 계획을 설명하는 박세리. /권욱기자
미국 플로리다주 브레이든턴의 IMG아카데미는 전 세계 스포츠 교육의 메카다.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기업 IMG가 지난 1978년에 설립한 IMG아카데미는 유아부터 초중고교와 고교 이후까지 모든 교육과정을 합친 기숙학교다. 테니스를 시작으로 골프·축구·야구·농구·미식축구·육상 등의 종목을 운영하고 있으며 학생들은 한 종목을 선택해 학업과 병행할 수 있다. 약 250만㎡의 엄청난 규모와 시설이 놀라운 이곳이 세계적인 명성을 유지할 수 있는 핵심동력은 교육과정이다. 학교 활동은 학업과 운동·인성·사회성 영역 개발을 목표로 진행된다. 체육특기 개발에만 국한하지 않고 미래의 리더와 지역사회의 건전한 인재로 자랄 힘을 키워준다.
박세리(43)는 아카데미 사업에 관심이 많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거주했던 박세리가 꿈꾸는 교육 사업의 모델이 바로 IMG아카데미다. 지난해 11월 스포츠 회사 바즈인터내셔널을 설립해 공동 최고경영자(CEO)로 일하는 박세리는 “회사의 주력 사업 중 하나는 교육 콘텐츠”라면서 “우선 온라인 분야부터 준비 중인데, 오프라인으로 넓히고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가치를 키워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접할 수 있는 아카데미를 만들고 싶다”고 큰 그림을 설명했다.
경기인 출신으로서 나라에 기여하겠다는 사명감이 바탕에 깔렸다. “교육 사업의 가장 큰 목적은 유망주들을 발굴해 키워 주고 후원해 주는 것, 말하자면 원석을 찾아 보석으로 만들어 주는 거예요. 우리나라에는 교육을 받으면서 운동을 전문적으로 병행할 수 있도록 다져진 곳이 없어요. 선수촌은 국가대표로 선발돼야만 들어갈 수 있고 학업을 할 수는 없잖아요. 실력은 있는데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도 있고, 운동만 하다가 달리 진로를 찾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요.”
대전 집의 트로피 진열장 앞에서 1998년 US 여자오픈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한 박세리. /사진제공=박세리
그는 “스포츠 꿈나무들이 다방면으로 성장할 수 없는 열악한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박세리표 스포츠 아카데미에 대해 “그곳에서 운동선수의 꿈을 키우고 은퇴한 뒤에는 돌아와 교육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선배와 후배 모두가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게 하고 싶다”고 선순환의 모델도 제시한 그는 “10년, 20년이 걸리더라도 활성화할 때까지 하나하나씩 진행할 것”이라며 각오를 드러냈다. 최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유망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중소벤처기업부의 주도로 조성된 ‘스마트대한민국펀드’에 출자자로 참여한 것도 교육 사업과 무관하지 않다. 박세리는 “골프를 시작하면서 저의 꿈이 저만의 개인적인 꿈인 줄 알았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 ‘세리 키즈’ 세대가 나온 것처럼 그게 다른 누군가의 꿈이 됐더라”며 “창업 분야에서도 누군가의 꿈을 도와준다는, 그런 이미지가 와 닿았다”고 말했다.
“어려서부터 운동만 했었고 운동에 시간을 할애하느라 학업과는 거리가 있었죠. 훗날 사회생활을 할 수도 있고, (사회생활이) 중요하다는 것도 깨달았기 때문에 후배들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배우면 좋겠습니다. 저도 사회초년생이라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도움을 받아야 할 부분도 많아요. 요즘 하는 방송일도 골프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을 깨고 스포츠와 관련된 일을 해나가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