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립 4년 차인 퓨리오사AI의 활약은 메모리 중심으로 자란 국내 반도체 생태계에는 고무적인 소식이다. 설계 등 비메모리에서도 역량을 갖춘 스타트업들이 하나둘 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삼성전자(005930)의 파운드리·팹리스 협력 생태계 강화 노력, 4차 산업혁명과 맞물린 정부 차원의 시스템반도체 육성 방안 등이 차츰 성과를 내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도체 설계 플랫폼 업체 세미파이브도 주목받는 기린아다. 지난 7월 300억원이 넘는 투자를 이끌어낸 이 회사는 ARM의 대척점에 있는 ‘리스크파이브(RISC-V)’라는 오픈소스 기술을 응용해 낮은 비용으로 반도체 설계를 하도록 도와준다. 지난해 설립된 신생기업이지만 시장에서 평가하는 가치는 1,000억원을 훌쩍 넘는다. 최근 ARM이 중소벤처기업부와 IP를 국내 스타트업에 무료로 개방하기로 협약을 맺은 것도 세미파이브와 같은 기업의 성장 때문이다.
파두(Fadu) 역시 낸드플래시 기반의 저장장치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컨트롤러를 개발하고 있다. 이 컨트롤러는 삼성·인텔 등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두는 SK와 국내 사모투자펀드(PEF)에서 투자를 받고 조만간 기업공개(IPO)도 준비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의 한 임원은 “전도유망한 팹리스들이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면 앞으로 삼성 파운드리와의 협력도 한결 강화될 것”이라며 “질적으로 반도체 산업의 도약이 시작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