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이 4일(현지시간)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2,000달러를 넘어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침체로 달러약세 우려가 커지면서 3,0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1.7% 오른 2,02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값이 종가 기준으로 온스당 2,000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수요가 폭증한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이후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면서 금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올 들어 금 가격은 30% 넘게 치솟았다. 미국의 추가 경기부양책 추진도 금값 상승에 한몫하고 있다. 미 의회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이 1조달러(약 1,189조원) 규모의 부양책을 놓고 막판 협상을 벌이는 가운데 부양책으로 달러화가 시중에 더 많이 풀리면 금의 가치도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회사 RBC의 크리스토퍼 로니는 “여러 위기,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금은 ‘안전한 피난처’로서의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국채 수익률 하락도 금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날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0.05%포인트 하락한 0.52%를 기록하며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미 국채 수익률이 예상 인플레이션 속도보다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면서 “주가가 다시 한번 폭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상대적으로 가치 변동이 작은 금 투자로 몰리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금값 전망에 대해서는 더 오를 여지가 충분하다는 견해가 많다. 골드만삭스는 2,300달러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2,500~3,000달러를 각각 예상했다. BofA증권의 마이클 위드너는 “중앙은행들이 계속 금을 사들여서 금값 상승을 뒷받침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금보다 은이 더욱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마이클 슈 도이체방크 원자재전략가는 “세계 경제가 회복되면 산업 분야에서 쓰임새가 많은 은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CNBC에 전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