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라운지] '공매도 토론회'도 힘드네...패널 구인난

내달15일 공매도 금지 일몰 앞두고
거래소, 13일 토론회서 의견 청취
"개미 뭇매 맞을라" 전문가들 몸사려
내달부터 단계적 해제 전망도 솔솔


공매도 금지 해제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금융 당국의 고심이 커졌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재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발언하면서 공매도 금지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금융당국은 전문가의 의견을 취합하기 위해 토론회 등을 구상하고 있지만 공매도 재개에 대한 투자자들의 거센 반발 때문에 토론자 섭외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오는 1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5~6명의 학계 전문가를 초빙해 공매도와 관련한 ‘찬반 토론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해당 토론회는 9월15일 공매도 금지 일몰을 앞두고 공매도 금지를 연장할 것인지 여부 등을 결정하기 위한 의견을 듣는 자리다. 문제는 토론회 참석자다. 토론회가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지만 행사를 주관하는 거래소는 아직 참석자 섭외도 끝내지 못한 상황이다. 그간 공매도 문제에 대해 의견을 밝혀온 전문가 위주로 참석 가능성을 타진했으나 상당수가 공매도에 예민한 개인 투자자들의 극심한 반발에 부딪힐 것을 우려해 참석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해당 토론회에는 현재 거래소에서 발주한 공매도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인 이관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거래소는 지난 5월 ‘공매도의 시장 영향 및 바람직한 규제 방안’ 연구 용역을 이 교수 연구팀에 맡긴 바 있다. 당초 거래소는 해당 연구 결과를 이달 예정된 공청회에서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연구 진행이 다소 늦어지면서 공청회도 10월로 미뤄졌다. 거래소 측은 “연구 용역을 맡긴 교수는 섭외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공매도는 ‘절대 악’으로 여겨진다. 공매도란 타인으로부터 주식을 빌려 시장에서 판 후 주가가 떨어지면 이를 다시 사들여 차익을 실현하는 투자 방식으로 시장의 변동성을 조절해주는 순기능이 있지만 실제로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자금 여력이 큰 기관·외국인의 공매도 영향으로 주가가 추가하락하는 사례도 빈번히 발생해 개인 투자자들의 원성이 컸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6개월간 한시적으로 공매도 금지 조치를 취한 후 주가가 급등하자 개인 투자자들의 ‘공매도 금지’ 의견에 더욱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일각에서는 공매도 금지 조치가 오는 9월 단계적으로 해제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외국인들의 ‘롱쇼트 전략’이 증시 안정을 위해 필요한 만큼 공매도 완전 금지를 유지하기보다는 대형주를 중심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공매도 참여 기회를 넓히는 방식으로 제도를 개선할 가능성도 높다. 금융위 역시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금융정책 추진 방향에서 개인 주식 대주시장을 확대해 차입 공매도 제약 요인을 해소하는 등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사례에서도 공매도 자체를 아예 없애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하반기께 제도 개선안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지혜·박성호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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