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15일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류허 중국 부총리가 백악관에서 미중 1단계 무역협정에 서명한 뒤 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이어 영사관 폐쇄, 틱톡 제재 등으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연일 격화하는 가운데 양국이 오는 15일 1단계 무역협정 평가를 위한 고위급회담을 개최한다고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회담에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류허 중국 부총리가 참여하며 화상회의로 진행될 예정이다.
회담은 1단계 무역협정의 이행 정도를 평가하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 양국은 지난 1월15일 2년간 중국이 대미(對美) 수입을 2017년 대비 2,000억달러 늘리겠다는 1단계 무역협정에 서명했다. 이 협정은 2월15일부터 발효됐는데 6개월마다 최고위급회담을 열도록 규정하고 있다.
외신들은 회담에서 진행된 평가 결과는 긍정적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CNBC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수입액을 770억달러 늘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으나 코로나19로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액은 2017년보다도 낮다. WSJ도 중국이 최근 몇달 동안 미국산 대두와 돼지고기·옥수수 등 농산물 구매를 늘렸음에도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속도가 미진하다고 평가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수석 펠로이자 무역 전문가인 채드 본은 6월 기준 중국의 구매액은 333억달러로 현재까지 목표치의 47%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회담에서는 1단계 무역협정 외에 양국을 둘러싼 여타 이슈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중국을 강하게 비판했고 홍콩 국가보안법으로 양국 간 긴장도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내 틱톡 사용 금지 등과 같은 최근 중국 테크기업을 둘러싼 미국 정부의 압박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논의도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우려와 달리 중국은 어쨌든 1단계 무역합의를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입장이다. 6월18일 하와이에서 열린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간 회담 직후 관영 신화통신은 “양측은 양국 정상이 달성한 공동 인식을 성실히 실현하고 행동을 취하기로 했다”고 공개했다. 이에 대해 폼페이오 장관은 당시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를 전면적으로 이행하기로 확인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대사는 이날 아스펜안보포럼에 참석해 무역합의 이행을 재확인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 정부는 1단계 무역합의를 이행하고 있다”며 “양측 경제팀은 다양한 수준에서 접촉을 이어왔으며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김연하기자 베이징=최수문특파원 yeo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