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가 100%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을 출시해 이목을 집중시킨 가운데 이르면 이달부터 주택연금 가입도 비대면으로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6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주금공은 비대면으로 주택연금을 가입할 수 있게 하는 전산작업의 막바지 단계에 있다. 주금공의 한 관계자는 “지금도 주금공 홈페이지·애플리케이션에서 가입 신청을 할 수 있지만 주금공 지사 방문 예약을 하는 기본적 수준”이라며 “금명간 모든 절차를 비대면으로 하되 최종 약정 체결 때만 은행과 지사를 방문하는 방식으로 개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택연금은 집은 있지만 소득이 부족한 중장년층 이상이 집을 주금공에 담보로 맡기고 본인 집에 그대로 살면서 사망 때까지 매달 연금을 받는 것이다. 부부 중 한 명이 만 55세 이상이고 대상 주택이 시가 9억원 이하면 가입할 수 있다. 가입 연령이 높을수록, 주택 가격이 비쌀수록 월수령액도 높아진다. 가령 올해 55세인 사람이 시가 3억원짜리 집을 담보로 가입하면 사망 때까지 매월 46만원(종신지급방식·정액형)이 나오지만 85세가 6억원짜리 주택을 담보로 가입하면 매달 384만원을 받게 된다. 만약 가입자가 사망하는 등 주택연금 종료 시점까지 받은 연금이 종료 시점 주택매각 가격보다 적을 경우 잔여대금은 상속인에게 반환된다.
/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 캡쳐
현재 주금공 홈페이지·앱에서 지사 방문 일정을 예약하고 예상연금액에 대한 간략한 시뮬레이션만 가능하다. 지사를 직접 방문해 가입 신청서와 주민등록등본, 전입세대 열람표, 가족관계증명서, 인감증명서, 등기권리증 원본 등 심사에 필요한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비대면이 도입되면 필요한 서류를 주금공 지사를 방문하지 않아도 개인정보 제공 동의만 하면 주금공 측에서 각 정부기관으로부터 제출받아 처리한다. 심층적인 주택연금 수령 가능액 시뮬레이션도 가능해진다. 가입자는 최종 약정 때만 은행과 지사를 방문하면 된다. 약정까지 비대면으로 하는 것은 관련 예산과 은행과의 전산 연결 등이 필요해 내년 말께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금공의 한 관계자는 “금융권에 비대면 바람이 부는 가운데 주택연금 역시 비대면으로 간편하게 가입하는 길이 열릴 것”이라며 “국민의 안정적 노후생활을 보장하는 주택연금 가입자도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올 상반기 주택연금 가입자는 목표에 비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금공이 국회에 제출한 업무현황에 따르면 지난 6월 말까지 주택연금 신규 가입 건수는 5,124건으로 목표(1만1,600건)의 44.2%를 기록했다. 올해의 절반이 지났지만 아직 달성률은 50%에 못 미쳤다. 보증공급액 역시 목표는 11조9,000억원인데, 5조2,153억원을 공급해 달성률은 43.8%에 그쳤다.
주금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가입이 대면으로 이뤄지는 주택연금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집값이 급등하고 있는 것도 한 이유로 분석된다. 주택연금 가입 조건은 시가 9억원 이하 주택인데, 올해 6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9억3,000만원을 기록하는 등 가입할 수 있는 주택 자체가 점점 줄고 있다. 이에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입 주택 기준을 ‘시가’가 아닌 ‘공시가’로 바꾸는 주택금융공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