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원 청와대 민정수석이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을 위한 권력기관 개혁 당정청 협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가 김조원 민정수석의 ‘다주택’ 관련 논란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남자들은 부동산을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는 성차별적 표현을 써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앞서 김 수석은 ‘다주택 참모들은 (주택을) 한 채만 남기고 8월 중순까지 매매 계약서를 제출하라’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지시에 따라 지난달 말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위치한 갤러리아 팰리스 48평형((전용면적 123㎡)을 22억원에 매물로 내놨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책정된 매물 가격이 해당 아파트의 역대 실거래 최고가보다 2억원 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실제로 다주택을 처분한 의사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청와대는 지난 6일 오후 춘추관에서 해당 논란을 해명하며 “통상 부동산 거래를 할 때 얼마나 팔아 달라고 하는지 남자들은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수석이 (매물을) 복덕방에 내놓은 것으로 안다”며 “(김 수석 본인이) 얼마에 팔아달라고 가격을 정하지 않은 것을 이야기 들었다”고 했다.
이후 이런 청와대의 해명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해당 발언이 ‘성차별적’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네티즌들은 “남자들은 부동산을 모른다니...투기꾼은 전부 여자라고 한다. 여성분들 반성하라”, “이제 부인까지 탓하는 것이냐”, “청와대에는 그저 남자인 것 자랑하는 사람들만 있느냐”, “입시도, 펀드도, 부동산도 남자는 잘 모르고. 아는 건 뭐냐”, “국토부 여자로 싹 바꿔라”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월1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강연에서 말했다가 사과한 ‘남자는 출산 경험이 없어 철없다’는 발언도 언급됐다. 한 네티즌은 “남자는 출산 경험이 없어 철이 없다더니 이번에는 부동산도 모르느냐”며 청와대 해명을 비꼬았다.
김 수석이 매도 가격을 높게 책정해 강남의 아파트 가격 상승세에 앞장서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네티즌들은 “집값의 정상화를 외치면서 매물 가격은 최고가로 부르느냐. 3년 전 가격으로 팔면 1시간이면 팔린다”, “포털사이트만 검색해도 알 수 없는 시세를 남자라서 몰랐다니. 그런 사람들이 부동산을 잡을 수 있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래통합당도 논평을 통해 김 수석을 비판했다. 윤희석 통합당 부대변인은 “(김 수석이) 직이 아닌 집을 선택했다”며 “국민은 실망을 넘어 절망하고 분노한다. 그동안 정부와 여당은 다주택자를 투기꾼, 범죄자라 몰아 왔다. 스스로 정부 원칙을 저버린 김 수석도 이제 불편한 그 자리 내려놓으시고 ‘강남 사랑’을 굳건히 실천하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