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뉴욕주가 셧다운되면서 한산해진 뉴욕 거리의 모습 /AP연합뉴스
미국을 뉴욕을 기반으로 하는 리츠 중에 ‘보네이도(Vornado)와 ’SL그린(SL Green)‘이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큰 타격을 받은 대표적인 리츠인데요. 미국에서 뉴욕이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컸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시행하면서 맨해튼에 위치한 상점들이 수개월 동안 문을 닫아 장사를 하지 못했고,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시행하면서 오피스도 텅텅 비었기 때문입니다. 보네이도와 SL그린의 주가는 올해 들어 반토막이 났습니다.
보네이도, 맨해튼 중심부 리테일 빈자리 라스트마일 물류센터 전환 검토
뉴욕 맨해튼 330 웨스트 34번가에 위치한 보네이도 소유의 자산 /사진=보네이도 홈페이지
다만 보네이도와 SL그린도 손 놓고 있지는 않습니다.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보네이도의 경우 최근 2·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흥미로운 언급을 했는데요. 바로 맨해튼 중심부에 위치한 리테일 자산을 물류센터 시설로 전환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자산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바로 코로나19로 인해 파산신청을 한 대형 백화점 체인 JC페니가 위치하고 있던 맨해튼 330 웨스트 34번가에 위치한 건물입니다. 스티븐 로스 보네이도 최고경영자(CEO)는 콘퍼런스콜에서 “JC페니가 위치하고 있던 자산은 맨해튼 중심부의 아주 좋은 위치에 있다”며 “현재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라스트 마일(last mile) 물류센터‘로 전환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코로나19 이후 라스트 마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로스 CEO는 “뉴욕 같이 밀집된 도시에서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데 해당 자산은 대규모 적재 시설과 트럭이 접근할 수 있는 공간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그의 발언을 감안하면 JC페니 백화점이 나간 빈 자리는 물류센터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뉴욕 맨해튼 330 웨스트 34번가에 위치한 보네이도 소유의 자산의 위치
급락한 자사주 매입 위해 건물 팔아 유동성 확보하는 ’SL그린‘
SL그린이 최근 매물로 내놓은 맨해튼 남부 소호 지역에 위치한 ’110 그린 스트리트‘ 빌딩 /사진=SL그린 홈페이지
SL그린은 최근 자사주 매입을 위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급락한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로 보기 때문입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SL그린은 최근 맨해튼 남부 소호 지역에 위치한 ’110 그린 스트리트(110 Green Street)‘를 매물로 내놨다고 합니다. 이번 매각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SL그린은 자사주 매입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110 그린 스트리트 매각을 추진한다고 합니다. SL그린은 지난 5월에는 ’원 메디슨 에비뉴(One Madison Avenue)‘빌딩 지분 49.5%를 국민연금과 하인스에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기도 했습니다. 또 SL그린은 코로나19 이후 뉴욕 맨해튼 5번가에 위치한 리테일 자산을 계열사에 매각해 총 1억 7,000만달러를 확보했으며,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채권과 우선주를 매각해 49억달러를 확보하기도 했습니다. SL그린은 지난 1·4분기 실적 발표에서 10억달러의 현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죠. 당시 SL그린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현 상황에서는 현금이 왕”이라며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