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세계 여행금지 해제…韓엔 '여행재고'

中·러 등 아직 여행금지 대상
北 방문금지 사유에 코로나 추가

미국 국무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자국민에게 내렸던 전 세계 해외여행 금지 권고조치를 해제했다. 대구를 포함한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3단계인 ‘여행재고’로 조정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일부 국가에서는 보건과 안전실태가 개선되고 있고 일부는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며 “나라별로 여행 권고를 하는 이전의 시스템으로 되돌아간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시민이 예측하기 어려운 세계적 유행병의 특성에 따라 해외여행을 할 때 조심하기를 계속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미 국무부의 여행경보는 4단계로 나뉘는데 △일반적 사전주의 △강화된 주의 △여행재고 △여행금지 순이다. 미국은 지난 3월19일 전 세계 국가에 대한 여행경보를 최고 수준인 ‘여행금지’를 뜻하는 4단계로 설정했다. 이 경보가 해제됨에 따라 미국은 국가별로 여행경보 수준을 따로 설정하게 됐다.

이번에 우리나라는 3단계인 여행재고 국가로 분류됐다. 우리와 함께 여행재고 대상국이 된 나라는 △유럽연합(EU) △영국 △베트남 △스리랑카 △필리핀 △호주 △말레이시아 등이다. 4단계인 여행금지 대상국에는 중국과 인도·러시아·멕시코·방글라데시·볼리비아·이란·북한 등 30여개국이 포함됐다. 방역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은 뉴질랜드는 2단계인 강화된 주의이며 대만과 마카오는 가장 낮은 수준인 1단계 여행경보가 내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의 높은 감염률로 인해 많은 국가가 여전히 미국인(입국)을 제한하고 있어 (이번 조치의)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날 미 국무부는 각국의 여행경보를 공지하면서 북한에 대한 여행금지 사유로 코로나19를 언급했다. 미국은 2017년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망사건 이후 미국인의 북한여행을 금지해왔다. 이날 이전 북한에 대한 여행경보 갱신은 2019년 7월이 마지막이었는데 이번에 정보를 업데이트하면서 코로나19를 여행금지의 이유로 추가한 것이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대한 일반적 평가를 북한에도 적용한 것인지 아니면 북한의 구체적인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대한 미국 당국의 평가를 반영한 것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지금으로서는 후자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북한 내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북한은 개성으로 월북한 탈북민의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된다면서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전환하고 특별경보를 발령했으며 개성을 완전히 봉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북한에서 코로나19 감염이 없다고 주장하던 3월 북한이 무언가를 겪고 있다며 지원 의사를 시사한 바 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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