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7일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8·4 부동산 정책은 1% 부족…1% 부족해도 압력 생긴다’고 한 발언이 완전히 와전됐다고 9일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얼마전 저의모 방송국 인터뷰중 ‘8. 4. 자 부동산정책은 1% 부족…1% 부족에도 압력 생긴다’는 발언을 두고 다주택 청와대 비서진 사퇴를 겨냥했다는 등 여러 해석이 있었다”며 “그러나 이 발언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관료들은 대통령의 “부동산으로 돈 벌지 못하게 하겠다”는 방침에 맞는 정책을 내야하고, 부동산으로 돈 못 벌게 하려면 조세 등으로 불로소득을 철저히 환수하면 되는데 관료들이 대체로 잘하고 있지만 1% 부족하다. 그런데 1%라는 극히 작은 구멍에도 큰 투기압력이 생긴다’는 것이었는데 일부 발언이 편집되면서 발언의미와 의도가 와전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급확대, 임대냐 분양이냐의 공급방식 결정, 불로소득 환수체제 정비, 무주택 중산층용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으로 불안해소 등 각종 정책을 수립 시행하면서 주택시장 교란으로 실수요 아닌 투기·투자·공포 수요가 지배하는 혼란 상황에서는 투기압력 때문에 단 1%의 투기 가능성까지 배제하는 철저하고 세밀한 정책이 필요하고 기득권 저항을 돌파하는 강한 추진력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정부가 과천청사 부지를 공공주택단지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 “투기광풍을 막기 위해서는 분양(분양전환조건부 임대주택)이 아닌 미분양 장기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립외교원, 서울지방조달청, 과천 청사용지 등 핵심 요지의 국가 보유 토지에 짓는 신규주택은 청년과 취약계층은 물론 무주택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미분양조건부 장기공공임대주택이어야지 분양하거나 분양전환조건부 임대주택이 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세의 절반에 불과한 로또분양으로 투기광풍을 불러올 뿐 아니라, 청년과 신혼부부 대상으로 제한하면 현금조달이 가능한 금수저 자녀들에게 국민의 재산으로 잔칫상을 펴주는 꼴이 되고, 결국에 가서는 주택투기시장에 유력한 또 하나의 투기자산을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지사는 “대책의 극히 작은 허점을 찾아 정책목표를 무너뜨리고 투기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바로 투기세력이다. 소중한 국민의 자산인 토지가 투기세력의 배불리기에 이용되어선 안 된다”며 “불로소득 환수를 위한 부동산세 강화로 투기수요를 억제하고 동시에 무주택자들이 평생 집값 걱정 없이 적정한 임대료로 주거를 영위하도록 장기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한다면 공포수요 억제에 효과가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천 청사부지에 미분양조건부 장기공공임대주택을 지어야 한다는 이 지사의 발언은 과천청사 유휴부지에 대한 정부의 주택공급 계획을 전면 철회해야 한다는 과천시와 시민들의 주장과는 온도 차가 있다.
‘과천 시민광장 사수 대책위원회’는 8일 3,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집회에서 “과천청사 유휴지 내 공공주택공급정책 계획은 정부의 일방적 발표로 과천시민의 심장과 같은 휴식공간을 외면하고 미래 세대를 위한 소중한 자원을 난개발하겠다는 것”이라며 정부에 주택공급계획 자체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 지사는 또 앞으로 경기도의 부동산 정책 원칙에 대해 “기본주택(무주택 중산층과 서민용 미분양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용 외에 일반분양을 위한 녹지훼손이나 택지개발은 원칙적으로 더 이상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경기도는 지금까지 주택분양을 위한 녹지훼손이나 택지개발에 대해 정부와 발을 맞춰왔다. 그런데 녹지훼손과 신규택지 개발은 여러 장점에도 본도심 퇴락을 가속하고 주거환경을 악화시키는 부작용이 있다”며 “특히 ‘개발이익 공공환수 없는 분양가상한제’에 따른 로또분양으로 공공택지는 투기장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택지에는 원칙적으로 공익적인 ‘기본주택’을 공급해야 하며, 택지개발로 소외되고 퇴락해 가는 원도심을 배려해야 한다”며 “앞으로 경기도는 공익목적의 기본주택 공급 외에 일반분양목적의 택지개발은 원칙적으로 불허하고 도심 재정비를 포함한 원도심 주거환경개선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윤종열기자 yjy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