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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방식에 대한 비판이 계속되는 가운데 아베 신조 정권에 대한 지지율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미우리신문은 7∼9일 일본 유권자를 상대로 전화 여론조사를 시행한 결과 응답자의 54%가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10일 보도했다. 아베 내각에 대한 비판 여론 비율은 지난달 3∼5일 조사 때보다 2% 포인트 상승하면서, 2012년 12월 아베 총리 재집권 후 가장 높은 수준이 됐다. 아베 총리를 신뢰할 수 없다(33%)는 것이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아베 내각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37%에 그쳤다.
코로나19 대책에 관한 불만이 지지율 하락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응답자의 78%는 아베 총리가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응답은 17%에 그쳤다. 특히 최근 49일 만에 기자회견을 한 아베 총리가 불과 15분 만에 회견을 끝내고 판에 박힌 답변만 내놓은 것도 민심 이탈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는 전날 위성방송 BS아사히에 출연해 “국민이 불안을 느끼고 총리의 메시지를 듣고 싶어 할 때는 제대로 (회견을) 여는 것이 좋다”고 쓴소리를 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일본 정부의 그간 코로나19 대책에 대해서는 응답자 66%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국내 여행을 장려하는 ‘고투 트래블(Go To Travel)’ 정책이 적절하지 않다는 답변은 85%에 달했다. 긴급사태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응답자의 49%는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신속하게 다시 선언해야 한다고 답한 반면, 48%는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답했다.
차기 총리로 적합한 인물로는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24%의 지지를 받아 1위를 유지했다. 2위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인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으로 16%의 지지를 받았다.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은 지난해 9월 취임 후 일본 대표로 참석한 유엔 회의에서 “기후 변화 문제는 펀(Fun)하고 쿨(Cool)하고 섹시(Sexy)하게 대처해나가야 한다”는 모호한 발언으로 논란이 된 인물이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