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추경 한달 만에 이해찬 "4차 추경 필요"…김종인도 "수해복구 예산 없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주부터 계속된 기록적 폭우로 전국 각지에서 비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주말 새 정치권에서는 수해 복구를 위한 추경 편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서도 10일 공식적으로 4차 추경 카드를 꺼내들었다. 긴급 수해복구에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데다, 태풍예보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다만 3차 추경이 국회를 통과한 지 한달여 밖에 되지 않은 점과 이미 앞선 3차례 추경으로 총지출 규모가 상당히 불어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달 중으로 국회에 재출한 내년도 본예산안 편성 작업을 마무리 할 예정인데, 예산안을 올해 최종 지출액과 유사한 수준으로만 편성해도 ‘슈퍼예산’은 불가피하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계속되는 폭우로 사망자가 40명 넘게 발생하고 이재민이 7,000명이 넘어섰다고 보도됐다. 총력을 다해 수해에 대응하고 복구에 전념해야 할 때”라며 “당과 정부는 가능한 이른 시일 내에 예비비 지출, 추경편성 등 필요한 제반 사항에 대한 긴급한 고위 당정협의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여당 내에서는 추경 편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었지만, 이날 이 대표가 4차 추경을 공식 언급하면서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지난 9일 신동근 의원은 “집중 호우로 피해 규모가 늘어나 예비비로 대체하기 어렵다”며 “8월 임시국회에서 4차 추경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고, 섬진강 제방 붕괴로 큰 피해를 본 전북 남원·임실·순창 지역구 이용호 무소속 의원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으로서 4차 추경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남 곡성군 전체 직원들이 여름 휴가를 취소하고 수해복구에 나섰다고 10일 밝혔다. 곡성군은 7~8일 이틀간 최대 555㎜(옥과면)의 폭우가 쏟아져 피해가 속출했다. 사진은 수해 복구 현장. /연합뉴스

박광온 최고위원도 이날 회의에서 4차 추경을 언급했다. 그는 “남은 예비비가 2조원 수준이다. 국회가 선제적으로 추경을 검토하고 정부에 제안할 필요가 있다”며 “2000년 태풍 때도 4조원, 2006년 태풍 때도 2조원을 투입했다”고 강조했다.

야당 지도부도 4차 추경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직후 기자들을 만나 “그동안 돈을 많이 써서 예산이 남은 게 없다”며 “수해 피해 규모가 너무 크고, 재난지역이 많이 발생했기 때문에 여기에 책정된 예산이 없다면 추경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지난 6일 야권에서 제일 먼저 4차 추경의 필요성을 강조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이날 다시 추경을 촉구했다. 그는 “이번 수해는 기존 재해 예산과 대책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이 명백해진 이상 정부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고 정치권에 협력을 요청해야 한다”며 “순수한 재해 복구와 국민 피해 지원을 위한 추경이라면 적극 협조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3차 추경까지 합산한 올해 총지출은 546조9,000억원 규모로 본예산보다 6.8% 늘어났다.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추경을 편성할 경우 재정에 지나치게 무리가 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실적으로도 기재부가 내년도 본예산 편성을 마무리하고 있는 시점이라 4차 추경 편성의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시선도 있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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