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0일(현지시간)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과 함께 베를린 장벽 기념관을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독일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 확대와 관련해 한국의 참여를 환영했지만 러시아에 대해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장관은 10일(현지시간) 베를린을 방문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제2차 한독 외교장관 전략대화’를 가진 뒤 연 기자회견에서 “주요 7개국 정상회담에 한국의 참석을 매우 환영한다”면서 “한국은 국제적으로 중요한 국가”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어떤 국가들이 (G7 확대에) 참여하는지 생각해야 하는데, G8이었던 러시아를 다시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마스 장관은 “러시아의 경우 크림반도 병합과 우크라이나 동부 분쟁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면서 “휴전을 계속 요구하고 있지만, 평화가 정착된다는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독일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G7 확대 구상과 관련해 한국의 참여를 환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스 장관은 G7의 확대와 G20 체제에 대해 국제사회에서 심층적인 토론이 이뤄져야 한다며 UN안전보장이사회의 현재 체재도 현실을 반영하는지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강 장관은 “한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모범을 보여줬고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도가 높다”면서 “국제사회의 논의 틀 속에서 진전을 이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독일은 유럽 내 한국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고 양자·다자 차원에서 핵심 협력 대상국”이라며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경제 침체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공정한 다자체제가 필요하다는 데 견해를 같이하고 포스트 코로나 경제회복 과정에서 계속 협력해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미국의 주독 미군 감축 결정에 대한 질문에 “한국과 독일에 있어서 미국은 안보정책에 굉장히 중요한 축으로 주독 미군 감축 문제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면서 “주한 미군의 감축 문제는 전혀 거론된 바 없다”고 답했다. 강 장관은 아울러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에 입후보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에 대한 독일의 지지도 당부했다.
마스 장관은 “주독 미군은 독일을 포함한 유럽의 안보를 위한 것으로 대부분의 미군은 유럽에 그대로 주둔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 장관이 국제적인 코로나19 확산 사태 이후 해외를 찾아 대면 외교에 나선 것은 지난 2월 이후 처음이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