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부평구 산곡동 일대 부평 캠프마켓 전경./사진제공=인천시
인천 부평 ‘캠프마켓’이 75년 만에 처음으로 일반 시민에게 개방된다.
인천시는 인천시민의 날 하루 전인 10월 14일 부평구 산곡동 부평미군기지 캠프마켓에서 시설 개방 기념식을 열고, 부대 남측 야구장 일대(4만2,000㎡)를 일반 시민에게 개방한다고 11일 밝혔다.
이곳은 일제 강점기에 무기공장이었다가 해방 후 미군기지로 사용돼오다 작년 12월 한미 합의에 따라 인천시가 주한미군으로부터 반환받은 땅의 일부다.
시는 캠프마켓 전체 44만㎡ 중 21만㎡ 땅을 우선 반환받았고, 2단계로 나머지 23만㎡ 땅도 추후 한미 협의를 거쳐 돌려받을 예정이다.
반환 시기와 관련한 협의는 이달 중 캠프마켓 내 제빵공장 운영이 중단되면 본격적으로 재개될 전망이다.
시민 개방 구역에는 미군이 사용하던 체육시설과 부속건물 20여채가 남아 있다.
이번 개방 구역에는 일제 강점기 당시 무기공장인 ‘조병창’의 본부로 추정되는 건물이나 무기 제조 주물 공장 건물 등은 포함되지 않았는다.
하지만, 이들 시설을 포함한 나머지 구역도 근대건축물 조사와 환경정화 등을 거쳐 단계별로 출입이 허용될 예정이다.
인천시는 일제 무기공장 조병창과 미군기지 캠프마켓의 역사와 현재 건물 용도 등을 알 수 있도록 안내표지판을 만들어 방문객의 이해를 도울 계획이다.
아울러 5억원을 들여 주민 참여공간인 인포센터를 내년 중 조성한 뒤 캠프마켓의 정보를 공유하고 시민 의견을 자유롭게 수렴하는 장소로 활용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일제 무기공장에서 미군기지로 이어진 역사의 흐름을 직시할 수 있도록 사진·영상 자료를 수집해 ‘캠프마켓 아카이브’를 구축할 계획이다.
캠프마켓은 일본육군의 무기공장인 조병창으로 사용된 시기까지 포함해 80년 넘게 일반인에게 개방되지 않았다.
1939년 건립된 조병창은 한강 이남 최대 규모의 무기 제조 공장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일제의 주요 군수기지 역할을 했다.
이곳에서는 1만명 안팎으로 추산되는 조선인이 강제동원돼 배고픔과 열악한 처우에 시달리면서 노동력을 착취당했다.
당시 금속 생활용품을 녹이던 주물공장은 최근까지도 미군의 창고용 건물로 사용되는 등 일제 강점기에 건립된 건물들도 현재 캠프마켓 안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시는 올해부터 3보급단·공병대대 등 부평 인근 부대 재배치 사업이 본격화하는 점을 고려, ‘부평구 군부대 주변 지역 활성화를 위한 기본계획 구상 용역’을 내년 12월까지 마무리하고 캠프마켓의 활용 방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류윤기 인천시 부대이전개발과장은 “80여년만에 우리에게 되돌아 온 공간을 가치 있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며 “다양한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 캠프마켓을 알차고 내실 있게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장현일기자 hich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