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1~6월) 관리재정수지와 통합재정수지 모두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관리재정수지의 경우 상반기 기준 110조 5,000억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정부는 “스케줄대로 가고 있다”며 2020년 관리재정수지는 기존 전망치 (-111조 5,000억) 수준에서 관리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1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2020년 8월)을 보면, 올해 1~6월 통합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90.9조 원을 기록했다. 지난 해 동기 대비 적자 폭은 51조 5,000억 원이나 늘어났다. 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 기금 수지를 제외한 순수 정부 살림 지표인 관리재정수지는 상반기 기준 110조 5,0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해 동기 대비 적자 폭이 51조 원 늘어난 수치다. 6월 기준으로도 통합재정수지와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각각 28조 7,000억, 32조 6,000억 원으로 통계 작성 이래 최악의 지표다.
일단 국세 수입이 상반기 내내 쪼그라들고 있는 양상이다. 6월 기준 국세 수입은 226조 원으로 지난 해 동기 대비 1조 9,000억 원 덜 걷혔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세정 지원 등으로 국세 수입이 감소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정부가 올해 1년간 걷으려는 세금 목표액 중 실제 걷은 금액이 차지하는 비율인 세수 진도율(2차 추가경정예산 기준)은 45.7%로 지난해(53.2%)보다 7.5%포인트 하락했다. 세목별 진도율을 보면 소득세(40조9천억원)가 46.2%, 법인세(29조3천억원)가 45.5%, 부가세(31조원)는 45.2% 등이었다.
세목 별 국세 수입을 보면 소득세의 경우 2조 8,000억 원이 덜 걷혔는데 정부는 종합 소득세 세정 지원 및 근로 장려금 반기 지급 개시에 따른 영향으로 보고 있다. 부가가치세도 8,000억 덜 걷혔는데 정유사에 대한 세정 지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법인세의 경우 5월 연결 법인세 분납분이 6월로 귀속되고, 세정 지원에 따른 납기 연장분 중 일부가 납부되며 지난 해 대비 4,000억 정도 더 걷혔다. 종합부동산세도 분납 기한 변경 등의 요인으로 지난 해 동월 대비 7,000억 정도 더 걷혔다는 게 정부의 분석이다.
상반기 국세 수입을 종합하면 132조 9,000억 원으로 지난 해 동기 대비 23조 3,000억 원 줄어들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상반기 코로나19 세정 지원에 따른 납기 연장(-11조 3,000억 원), 2019년 하반기 근로장려금 신청분 지급(-6,000억 원)을 감안하면 실제 1~6월 누계 세수는 전년보다 11조 4,000억 원 감소했고, 6월 세수는 7,000억 원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정부의 재정 집행 그리고 코로나 19 영향으로 총 지출은 계속해 불어나고 있다. 긴급재난지원금, 고용보험기금 등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총 지출은 316조 원으로 지난 해 동기 대비 31조 4,000억 원이나 늘어났다.
그럼에도 정부는 2014년 이후 관리재정수지 월별 실적을 훑어보면, 매년 상반기 재정 수지와 연간 총 관리재정수지 규모가 유사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적자 규모가 기존 전망치를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례적으로 상반기에는 세정 지원, 재정 조기 집행 등으로 재정 수지가 악화하지만, 하반기에 세정 지원에 따른 세수 유입 효과 등으로 상쇄 가능하다는 것이다. 강미자 기재부 재정 건전성 과장은 “올해 코로나로 지출 규모가 예년보다 훨씬 늘긴 했지만 세입 감액 경정도 하고 반영된 올해 연말 적자가 111조 5,000억 정도로 판단했기에 이 범주를 벗어나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재정 수지와 채무 규모는 연간을 기준으로 보는 게 맞다”며 “월별로 판단해서 역대 최악이라고 보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6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764조 1,000억 원으로 전월보다 2,000억 원 줄었다. 국고채가 6월에 상환된 데 따른 것이다. 중앙 부처와 공공기관의 올해 ‘조기 집행 관리 대상사업’ 305조 5,000억 원 중 6월 말까지 집행한 실적은 203조 3,000억 원으로 연간 계획 대비 66.5% 집행률을 보였다. 이는 역대 최고다.
/세종=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