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블랙록펀드어드바이저는 삼성SDI 주식 344만4,030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이날 종가(47만2,500원) 기준으로 1조6,270억원이 넘는 규모다. 블랙록은 관련법에 따라 삼성SDI 보유 주식이 5%를 넘겨 신규 보고 의무가 발생했다. 블랙록은 투자목적은 단순투자라고 밝혔다. 블랙록은 운용자산이 1조3,557억달러(약1,600조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글로벌 자산운용사다.
국민연금도 전일 삼성SDI 주식 687만7,354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의결권 있는 주식의 10%에 해당한다. 국민연금의 삼성SDI 주식 보유량은 지난달 3일 공시한 683만6,940주에서 소폭 늘었다.
이들이 삼성SDI에 대한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은 최근 주가 급등에도 글로벌 전기차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개화하며 여전히 투자 전망이 밝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3월 18만원까지 하락했던 삼성SDI 주가는 이날 47만원대를 기록해 160% 이상 급등했다. 일각에서 고평가에 대한 우려도 나왔지만 주요 고객이 집중돼 있는 유럽 전기차시장이 빠르게 개화하며 이 같은 우려를 불식하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유럽 주요 국가의 전기차 판매량은 8만5,779대로 전년 동월 대비 214% 늘었다. 삼성SDI는 세계 배터리시장에서 시장점유율 4위(6%)를 차지하고 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셀 제조사들의 시가총액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3배 수준으로 중국경쟁기업인 CATL(PBR 12배)과 비교해 저평가된 상태”라며 “중국 시장 점유율 확대로 국내 기업과 CATL 간 밸류에이션 차이가 발생했던 점을 고려하면 유럽에서 전기차 판매 비중이 확대되면 CATL과 국내 기업의 밸류에이션 차이는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