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13일 임협 시작…임금보다 고용 안정이 '2년 무분규' 여부 가를듯

생산량 유지·물량배정 등이 관건
'강성' 기아차는 아직 일정 못잡아

현대자동차 노사가 오는 13일 상견례를 시작해 2020년 임금협상 단체교섭을 본격 시작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자동차 산업 상황이 좋지 않고 기아차(000270)는 아직 상견례 날짜도 잡지 못했다.


1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13일 올해 임협 노사 상견례에서 기본급 12만304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요구안을 마련했다. 순이익의 30%를 조합원과 사내 협력업체 직원의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요구도 포함했다. 그러나 현대차 안팎에서는 이를 형식적인 요구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본급 인상 요구안은 금속노조가 공통으로 마련한 것이어서 현대차 노조가 우선 따른 것”이라며 “성과급 또한 형식적으로 매년 같은 비율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노조 또한 “현재 정세를 엄중히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고 현실을 부정할 수 없다”며 “총 생산물량의 70%가 넘는 해외공장 수출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사측에 공세적 입장을 취하기는 결코 쉽지 않은 조건”이라고 소식지를 통해 밝혔다. 노조는 “코로나19로 GM·포드·폭스바겐·도요타 등 전 세계 유수의 자동차 메이커 노동자들이 구조조정의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올해 하투의 시금석이 될 현대차 노사 협상은 임금 인상보다는 ‘미래의 고용안정’ 부분에서 판가름이 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노조는 이번 임금협상에서 △국내공장 생산량 연 174만대 유지 △E-GMP 플랫폼, 전기차 모터 등 생산을 통해 전기차 시대 고용유지 방안 마련 △해외공장 물량 국내 전환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하지만 사측으로서는 미래 물량이 확정되지 않았는데 생산대수를 보장해줄 수는 없다. 생산성과 비용을 고려하면 해외공장 물량을 국내로 돌리는 방안도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결국 현대차 노사의 올해 협상은 노조가 원하는 고용안정 논의의 ‘각론’에서 어떤 합의점을 도출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박한신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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