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택공급 방안으로 추진 중인 ‘신혼희망타운’의 분양 일정이 연기되면서 서울의 경우 올해와 내년 공급물량이 ‘0가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역시 택지조성에 반대하는 주민들로 인해 올 상반기 분양 물량이 대거 뒤로 밀리는 등 공급이 순탄치 않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오는 2022년까지 약속한 신혼희망타운 5만4,000여가구 가운데 임대가 아닌 분양은 3만6,000여가구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혼희망타운이 희망고문이 되면서 예비 청약자들이 일반분양 신혼특공으로 대거 몰리고 있다는 것이 시장의 분석이다.
◇밀리고 또 밀리고, 분양=정부는 당초 올해 수도권에서 1만2,646가구의 신혼희망타운을 선보이기로 했다. 하지만 올 들어 현재까지 서울 등 수도권에서 분양된 물량은 ‘0가구’다. 정부의 계획표를 보면 양주 회천, 고양 지축, 화성 동탄2 등에서 상반기에 분양이 예정돼 있었지만 뒤로 밀렸다.
2021년부터는 새로 지정되는 택지지구에서 공급되는 물량이 추가되지만 이 역시 쉽지 않다. 한 예로 광명 하안2지구는 지역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전략환경영향평가조차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화성 어천지구 또한 토지보상을 위한 지장물 조사를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해당 지구에 지어질 예정인 신혼희망타운 가구 수는 2021년 총 1,000가구(광명 하안2 500가구, 화성 어천2 500가구), 2022년 935가구(광명 하안2 500가구, 화성 어천2 435가구), 2023년 400가구(광명 하안2 400가구) 등이다.
서울권 신혼희망타운은 더욱 심각하다. 각각 2020년, 2021년 예정돼 있던 고덕강일지구(3,539가구)와 성동구치소 부지(700가구) 신혼희망타운은 모두 분양이 2023년 이후로 밀린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2020년, 2021년 서울권 신혼희망타운 공급은 0가구가 된다.
◇임대주택도 분양물량? =국토교통부는 ‘9·21대책’을 통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수도권에 신혼희망타운 5만4,000여가구를 분양한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임대주택인 ‘행복주택’까지 끼워 넣은 규모로 이를 제외하면 실제 분양되는 물량은 3만6,000여가구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현재 신혼희망타운 공급물량 가운데 30~40%가량은 ‘행복주택’으로 신혼부부에게 임대된다.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분양주택이 아닌 임대주택이다. 국토부는 지난 2018년 9·21공급대책을 내놓으면서 보도자료에서 신혼희망타운을 수도권에 ‘분양’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해당 수치에는 임대주택까지 포함돼 있던 것이다. 보도자료에는 임대가 명시돼 있지 않았다.
물론 폭넓은 분양의 의미에는 임대까지 포함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단순히 사전적 의미로는 임대 또한 분양에 포함될 수 있지만 실제로 시장 등에서 사용되는 예들을 보면 분명 다르게 인식된다”며 “국토부 등 보도자료에 사람들이 혼동하지 않도록 자세히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