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집중호우로 지난 7일부터 통제에 들어간 서울 잠수교에 출입을 금지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역대 최장기간을 기록한 장마로 전국이 9년 만에 최악의 물난리를 겪고 있는 가운데 주말인 16일에야 장마가 물러날 전망이다. 13일까지 중부지역에 소나기가 오고 남부지방엔 폭염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장마전선은 14일부터 주말까지 중부지역에 폭우를 뿌릴 것으로 관측된다.
1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까지 장마는 50일째에 접어들면서 역대 최장기간이었던 2013년 49일을 갈아치웠다. 가장 늦게 끝났던 1987년 8월 10일도 경신하며 올해는 장마가 가장 길고 늦게 끝나는 해로 기록됐다.
장마전선은 현재 북한으로 올라갔지만 중부지방에는 13일까지 20~80mm의 소나기가 내릴 전망이다. 같은 기간 남부지방은 낮 기온이 35도 안팎으로 오르는 폭염이 이어지고 밤에는 열대야까지 나타날 전망이다. 기상청은 장마가 14일부터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다시 시작돼 주말인 16일에 끝날 것으로 예보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이번 집중호우로 이날 오전10시30분 기준 41명이 사망하고 9명이 실종되는 누적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부상자는 8명이다. 장마로 인한 폭우가 8월에 집중되면서 이달 기준 인명피해만 사망 33명에 실종 9명에 달한다.
기록적인 폭우가 이어지면서 이재민도 급증하고 있다. 누적 이재민은 11개 시도에서 4,498세대 7,909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1,600세대 3,015명은 아직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하천 범람과 산사태 등의 우려로 임시대피소로 대피한 사람도 4,835세대 1만250명으로 집계됐다.
시설피해도 잇따르면서 2만4,203건으로 늘었다. 사유시설은 주택 5,926동, 비닐하우스 5,824동, 축사·창고 2,521동이 침수됐다. 공공시설에서는 도로·교량 5,223개소, 하천 1,023개소, 저수지·배수로 449개소, 산사태 1,134개소 등의 피해가 접수됐다. 농경지도 2만7,466㏊가 침수되거나 유실되는 등 계속되는 폭우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피해시설물의 복구 작업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중대본에 따르면 전국 시설피해의 응급복구율은 61.1%를 기록했다.
중대본 관계자는 “기록적인 장마로 인해 각종 인명피해와 시설피해가 커지고 있다”며 “16일을 끝으로 장마가 물러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남태평양에서 발달한 태풍이 다시 한반도로 향할 가능성이 있어 피해 예방 및 복구를 위해 가용인력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