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완 메가존클라우드 대표 /사진제공=메가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이 중장기적인 지향점으로 받아들여졌다면, 당장 내일 사내에서 확진자가 나와 회사가 폐쇄될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클라우드는 생존의 문제가 됐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가 2년 걸릴 디지털 전환이 코로나19로 지난 2개월 만에 이뤄졌다고 표현할 만큼 비즈니스 환경은 비대면 중심으로 급변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클라우드는 디지털 전환의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최근 서울 강남구 메가존 본사에서 서울경제와 인터뷰를 가진 이주완 메가존클라우드 대표는 “데이터센터를 통해 곧바로 업무에 투입이 가능한 클라우드가 기업에게는 사실상 유일한 솔루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클라우드 기반 재택근무 솔루션은 별도의 물리적 장비나 설치 인력이 없어도 즉시 운영할 수 있고, 고객 필요에 따라 쉽게 사용 규모를 조절할 수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최고 파트너십인 프리미어 컨설팅 파트너 자격을 가진 메가존클라우드는 국내 최대 클라우드 관리 기업(MSP)으로 꼽힌다. 지난해 전년 대비 136.7% 상승한 2,095억원 매출을 기록했고, 최근 일본 시스템통합(SI) 업체 이토추테크노솔루션즈(CTC)와 합작 법인을 설립해 글로벌 시장으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이 대표는 “현 단계에서 클라우드 전환보다 중요한 것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의 성장”이라고 강조한다. 인공지능(AI)이나 블록체인 같은 각종 4차 산업혁명 응용기술 역시 클라우드가 제공하는 무제한적인 컴퓨팅 파워라는 ‘그릇’ 위에서 완성 가능하다는 게 이 대표 말이다.
메가존이 기아자동차·구글 클라우드와 함께 개발한 AI 차량 메뉴얼이 대표적인 사례다. 자동차가 제공하는 기능은 점점 복잡해지는데 종이 메뉴얼은 가독성이 떨어진다. 반면 AI 메뉴얼 앱으로는 차량 내 조작부를 촬영하는 즉시 동영상 설명이 제공된다. 이 대표는 “이 프로젝트는 각종 차량 내 환경에 따른 AR(증강현실) 기능 구현이 어려워 2017년 사장된 프로젝트였는데, 클라우드를 통해 가상의 자동차를 구축하고 방대한 이미지를 학습시킴으로써 비로소 성공할 수 있었다”면서 “클라우드를 통해 AI 기술 구현을 돕고, 기업의 고객관리 비용을 일거에 해소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메가존은 수원대학교에 국내 첫 클라우드 학과 설립을 추진하며 ‘클라우드 생태계’를 위한 인재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 대표는 “AWS 클라우드 교육 커리큘럼을 한국에 맞게 최적화해 시장에 기술인력을 공급하는 서플라이 체인을 형성하는 데 일조할 것”이라며 “클라우드를 통해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 변화를 주도하는 게 메가존의 목표”라고 말했다.
메가존은 당장의 흑자 전환보다는 매출 확장에 방점으로 두고 공격적으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 이에 최근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톤브릿지캐피탈·KB증권·나우IB캐피탈 등으로부터 1,000억원대 투자금을 추가 유치하기도 했다. 내년 하반기에는 과천지식정보타운 내에 연면적 5만4,549.99㎡(약 1만6,500평) 사옥 착공에 돌입한다.
이 대표는 “이익 중심으로 운영하려면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지만, 클라우드는 성장하는 산업인만큼 시장에 기회가 너무 많다고 생각한다”며 “과천 입주 시기 전후로 예정된 IPO(기업공개) 계획과 발맞춰 2~3년 내 혁신 서비스 역량, 소프트웨어 분야 투자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