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지도 않은 일로 의심하고 비판해 억울하다면 사실을 확인해 나를 혼내면 된다”며 검찰의 노무현재단 ‘계좌 사찰’ 의혹을 거듭 주장한 유시민 이사장의 발언을 두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피해망상을 넘어 가해망상”이라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진 전 교수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유 이사장이) 검찰에서 자기 계좌를 열어봤을 거라 하더니, 이제는 아주 구체적으로 한동훈 검사장이 대검 반부패 강력부에 있을 때 자기를 내사했을 거라고 주장한다”고 지적한 뒤 “입증의 의무는 주장하는 사람이 지는 거다. 대검이 자기 계좌를 들여다봤다고 주장하려면, 자신이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유 이사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를 비판한 이후 자신이 검찰의 타깃이 돼 조사를 받아왔다고 지속적으로 주장을 펴고 있다.



특히 서울중앙지검을 특정해 노무현재단 계좌를 검찰이 조회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최근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재단 계좌 조회 여부를) 파악해 보았으나 확인되지 않았다’는 검찰의 답변과 관련, 검찰이 계좌를 조회한 뒤 통지 유예를 청구했으면서도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이같은 유 이사장의 주장에 대해 진 전 교수는 구속된 채널A 이동재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과의 녹취록을 언급하면서 “대검에서 몰래 계좌까지 들여다보며 내사를 진행했다는 사람이 ‘유시민씨가 어디서 뭘 했는지 나는 전혀 모르니’라고 하겠냐”고 지적한 뒤 “게다가 검찰에서는 여러 번 유시민씨나 그의 가족의 계좌를 열어본 적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고 쏘아붙였다.

진 전 교수는 그러면서 “어떤 알 수 없는 이유에서 (유 이사장이) 공포에 사로잡혀 있다. 혼자 피해망상을 발전시킨 것”이라면서 “유시민씨의 피해망상이 검찰총장까지 등장하는 ‘검언유착’의 음모론으로 발전해 결국 강요미수 사건에 법무부 장관의 수사권까지 발동되는 해프닝이 벌어진 것”이라고 비판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덧붙여 진 전 교수는 “유시민씨가 피해망상에서 속히 쾌유하시길 빈다”면서 “그게 혼자만 앓고 끝나는 게 아니라, 애먼 사람들에게까지 해를 끼치고 있다”고 비꼬았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