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기관의 임원 10명 중 9명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지난 1년 여 간 투자 의사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13일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한영이 공개한 ‘EY 기후변화와 지속가능성 서비스5차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글로벌 기관 투자자 중 91%는 지난 12개월 동안 기업의 비재무 성과가 투자 의사결정의 주요 고려사항으로 작용했다고 답했다. 기업의 실적과 투자가치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ESG지표의 비중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다. 비재무 실적이 영향을 미친 경우가 빈번했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의 경우 지난 2018년 4차 조사(34%) 대비 10%포인트 가까이 늘어난 43%로 집계됐다.
기관 투자자들의 의사결정 과정에선 기후변화 관련 정보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자의 10명 중 7명(73%)이 투자 대상과 의사를 결정할 때 기후변화의 물리적인 위험 요소를 평가하는데 많은 시간과 관심을 할애한다고 답했다. 매튜 넬슨 EY글로벌 CCaSS 리더는 “자본시장의 규칙이 새롭게 정립되고 있다”며 “기관투자자들은 단기 성과에 집중하기보다 장기적인 가치 창출에 초점을 두며 기업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ESG 요소의 중요도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 결정 과정에서 비재무 부문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지만 데이터에 접근성은 여전히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 관련 리스크 요인에 대한 기업의 정보 공개에 대해 불만을 느끼고 있다고 답한 투자자의 비중은 지난 2018년 4차 조사 20%에서 이번 5차 조사 결과 34%로 증가했다. 비즈니스 모델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회와 지배구조 관련 리스크에 대해 기업들이 충분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답한 기관 투자자들의 비율도 2년 사이 각각 21%에서 41%(사회)로, 16%에서 42%(지배구조)로 급증했다. 투자자들은 기업들의 ESG 성적표에 대해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평가가 절실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설문조사 응답자 5명 중 4명에 해당하는 82%는 녹색투자 관련 공시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독립적인 감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이광열 EY한영 감사본부장은 “기업들의 ESG 정보 공개 범위와 신뢰도에 대한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의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비재무 정보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에는 전 세계 투자기관 소속 임원급 인사 298명이 참여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