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테오(오른쪽) 주한 싱가포르 대사가 지난 12일 대구시청을 방문해 권영진 시장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극복과 의료·물산업 협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제공=대구시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K-방역’의 중심지인 대구를 배우기 위한 주한 외교공관 등 해외기관의 방문이 쇄도하고 있다. 대구시는 해외도시와 화상회의, 주한 외교공관과 교류, 코로나19 대응 경험사례집 외국어본 제작·공유 등 다양한 방법으로 방역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13일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는 지난 2월 하루 최대 741명까지 코로나19 환자가 쏟아졌으나 최근에는 41일째 신규 지역사회 감염자가 한명도 발생하지 않는 등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대대적인 진단검사를 통해 확진자를 신속히 격리·치료해 추가 확산을 효과적으로 억제했던 경험이 알려지면서 대구의 방역경험을 공유하려는 해외도시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일 일본 고베시가 대구시와 화상회의를 개최해 코로나19 대응 경험을 공유했다. 화상회의에는 양 도시의 의회도 함께 참여해 큰 관심을 보였다. 지난 5월에는 미국 자매도시인 애틀랜타시가 화상회의 및 인터뷰를 요청, 대구의 방역 노하우를 배웠다. 체코 브르노시도 비슷한 시기 양 시장 간 화상회의를 개최해 방역 경험을 공유했다. 이후 브르노시에서는 코로나19가 재확산 되면서 대구 기업이 생산한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입을 희망해 오기도 했다.
주한 외교공관과 교류도 활발하다. 지난달 29일에는 뭄타즈 자흐라 발로치 주한 파키스탄대사가 부임 이후 처음으로 대구를 방문, 권영진 대구시장을 예방해 감염병 대응 경험을 공유하고 의료·정보통신기술(ICT) 전문인력 교류 방안 등도 논의했다. 지난 6~7월에는 미국·프랑스·잠비아·폴란드·카타르 대사가 대구를 찾았다.
이달에도 주요국 대사의 대구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에릭 테오 주한 싱가포르대사가 지난 11일 1박 2일 일정으로 대구를 찾아 코로나19 전담병원이었던 동산병원 등을 방문했다.
주한 싱가포르대사는 특히 첨단의료복합단지, 국가물산업클러스터 등 지역의 미래산업 현장도 둘러보며 물, 모노레일 교통서비스, 스마트시티 등 산업분야 협력에도 관심을 보였다.
방역 정책과 경험을 담은 51쪽 분량의 영문 자료집을 만들어 전 세계와 공유하는 작업도 벌이고 있다. 책자는 세계대도시협회, 세계지방자치단체연합 등 국제기구와 주한 외교공관은 물론 상하이·호찌민·자카르타 등 대구시 해외사무소 등에 제공됐다. 특히 미국 애틀랜타·밀워키, 브라질 미나스 제라이스, 이탈리아 밀라노,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해외 자매·우호도시에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비영어권 지역을 위해 현재 이 자료집을 중국어·일본어·스페인어·베트남어·인도네시아어 등으로 번역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K-방역 모범도시로 높아진 인지도를 활용해 해외 여러 도시와 방역 경험과 노하우를 적극 공유하고 있다”며 “방역 외에 문화·스포츠·의료·경제 등 맞춤형 교류도 진행해 대구의 글로벌 위상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대구=손성락기자 ss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