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 앞에 검찰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지난주 검찰 고위간부 인사가 발표된 후 검사장으로 승진하지 못한 사법연수원 27기 검사들의 사의 표명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연합뉴스
전성원(49·사법연수원 27기) 인천지검 부천지청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전 지청장은 법무부와 대검 등 요직을 거치고 금융수사 분야에 이름이 잘 알려진 검사다. 전 지청장을 비롯해 각 분야에서 실력있는 27기 검사들이 이번 인사에서 검사장 승진 마지막 문까지 기다렸으나 문턱을 못 넘어 줄사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인사 기조가 아니었더라면 이들은 검사장을 달았을 것으로 점쳐져 검찰 내에선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온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 지청장은 최근 법무부에 사의를 표명하고 사표 수리를 기다리고 있다. 전 지청장은 인천지검 부천지청으로 오기 전 광주지검 차장검사를 지냈다. 그전에는 2008년 서울중앙지검 검사, 2011년 대검찰청 연구관, 2014년 법무부 법무과장, 2017년 금융부실책임조사본부 파견 검사 등을 역임했다.
전 지청장은 자신의 사의 표명 사실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도 글을 올리지 않았다. 최근 검사들이 법무부와 검찰 간 갈등, 검찰 내 갈등에 대해 비판을 이어가고 있는 중에 목소리를 내지 않고 조용히 떠나기로 했다고 한다. 대신 전 지청장은 사의 표명 후 윤석열 검찰총장과 면담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윤 총장과 전 지청장의 면담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우수인재가 몰려있는 기수로 검찰 내에서 알려진 27기 검사들은 이번 검찰 고위간부 인사가 검사장 승진의 사실상 마지막 기회였다. 전 지청장도 검사장 승진 후보로 하마평에 올랐으나 결국 지청장으로 남아야 했다. 27기 중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검사장 승진을 못한 검사는 대표적 특수통 주영환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법무부 검찰과장 등을 지낸 이선욱 춘천지검 차장검사, 공안통 이문한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장 등이 있다. 강지식 수원지검 안산지청장의 경우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감시단 부단장을 지내기도 했다. 이 부단장 자리는 배성범(23기) 법무연수원장, 박순철(24기) 서울남부지검장이 했고 모두 검사장으로 승진했지만 강 지청장은 하지 못했다.
이들은 각자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검사들이라 검찰 내에선 검사장 승진 후보들로 점쳐졌다. 그러나 최근 법무부의 인사 기조가 달라지면서 형사부와 공판부 검사들이 승진에 유리해졌고, 검사장 자리도 5곳을 공석으로 비워둬 이들의 승진 기회가 줄었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