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태근 전 검사장. /연합뉴스
서지현 검사에게 인사보복을 한 혐의로 1·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가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된 안태근 전 검사장이 재차 억울함을 호소했다.
안 전 검사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2부(반정모·차은경·김양섭 부장판사) 심리로 13일 열린 자신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파기환송심 첫 공판에서 이같이 말했다.
제출된 증거에 대해 검찰과 안 전 검사장 측이 다투지 않아 변론은 이날 바로 종결됐다. 검찰은 안 전 검사장에 대해 원심과 같은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이에 안 전 검사장의 변호인은 “어떤 상황에든 여론의 공분이 유죄 증거가 될 수는 없다”며 서 검사 인사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고 맞섰다. 변호인은 “검사는 지역을 돌면서 근무를 하는 게 당연한 것”이라며 “검사 혹은 다른 사람들이 인사가 마음에 안 들면 ‘인사 남용’이 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대법원이 올해 초 사건을 파기환송했을 때의 취지와 맥을 같이한다. 대법원은 지난 1월 상고심에서 “안 전 검사장이 서 검사를 여주지청에서 통영지청으로 발령내는 과정이 ‘검사 전보인사의 원칙과 기준을 위반해 직권남용죄에서 말하는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법정구속됐던 안 전 검사장은 대법원의 직권보석 결정으로 약 1년 만에 풀려났다. 안 전 검사장은 이날 최후진술에서 “서 검사의 통영 배치에 (자신은) 영향을 미친 적이 없다”며 “증거들이 모두 그렇게 말했지만, 검찰과 1·2심 재판부가 모두 귀를 닫았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또 그는 “때로는 듣기 불편한 것이 진실일 수 있다. 비난이 예상되더라도 그것야말로 숭고한 것”이라며 “이제 이 사건을 둘러싼 진실이 무엇인지 항소심 재판부가 찾아내달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안 전 검사장의 직권남용의 상대방을 인사 실무 담당 검사에서 서 검사로 바꾸는 내용의 공소장 변경을 신청하기도 했다. 안 전 검사장은 검찰 인사 실무를 총괄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이던 2015년 8월 과거 자신이 성추행한 서 검사가 수원지검 여주지청에서 창원지검 통영지청으로 발령되는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안 전 검사장은 1·2심에서 모두 유죄를 인정받고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다만 사건의 발단이 된 성추행 사건은 피해자의 고소가 가능한 기간을 넘겨 처벌되지 않았다. 안 전 검사장의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은 내달 29일 열린다.
/이희조기자 lov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