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집값이 안정되고 있다고 언급했지만 서울 매매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서울 전셋값은 주간 단위로 지난 2011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임대차 3법 강행 등의 부작용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서울의 전셋값은 지난주보다 0.41% 상승했다. 직전 상승률(0.21%)보다 2배 가까이 뛰었다. 해당 수치는 ‘전세대란’으로 일컬어지던 2011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아직 본격적인 이사철이 시작되지 않은 만큼 시간이 지나면 전세 시장이 더욱 혼란스러워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역구별로 보면 금천구(0.87%), 송파구(0.84%), 강남구(0.61%), 중구(0.61%), 광진구(0.57%)의 상승이 두드러졌다. 고가, 중저가 가리지 않고 서울 전역의 전셋값이 뛰었다. 전체적으로 매물 부족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매매가와 더불어 전셋값도 급등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재건축 조합원에 대한 2년 의무 거주 요건으로 전세 품귀가 야기되면서 가격 급등에도 임대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KB국민은행의 설명이다.
서울 매매가격 또한 상승 폭을 넓혔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0.53% 상승해 지난주(0.39%)보다 상승 폭을 확대했다. 노원구(1.05%), 도봉구(0.88%), 구로구(0.86%), 성북구(0.67%), 송파구(0.64%) 등 중저가 밀집 지역 중심으로 가격이 크게 올랐다. 노원·도봉 등 중저가 지역을 중심으로 실입주자 및 예비실입주자들의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다.
경기 또한 매매가와 전셋값이 각각 0.30%, 0.21% 올랐다. 지난주의 매매가(0.18%)와 전셋값(0.10%) 상승률보다 모두 상승 폭을 확대했다. 매매가는 구리(0.96%), 성남 분당구(0.74%), 광명(0.73%), 남양주(0.62%), 수원 영통구(0.59%)에서 강세를 보였다. 전셋값의 경우 수원 영통구(0.78%), 성남 분당구(0.63%), 안양 만안구(0.54%), 남양주(0.52%), 광주(0.49%)가 높게 상승했다.
지방에서는 세종시가 3.06% 올라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지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전체적으로 주택 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청와대, 국회 등 행정기관을 세종시로 이전시키겠다는 ‘천도론’이 주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부동산 대책의 영향으로 집값이 안정되고 있다고 평가했는데 KB국민은행의 통계 수치는 이와 반대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인 한국감정원은 집값이 지난주보다 상승 폭이 둔화된 것으로 집계됐다. 13일 발표된 한국감정원 통계를 보면 서울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0.02% 오르는데 그쳤다. 지난주(0.04%) 상승률보다도 감소한 수치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또한 0.14% 상승으로 지난주(0.17%)보다 상승 폭이 줄어들었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KB국민은행과 한국감정원의 표본은 서로 달라 일정 부분 일치하지 않는 요소들이 있다”며 “현재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봤을 대 집값이 안정화 추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